[아시아경제] ‘파업’이란 단어를 신문지상이 아닌 제 몸으로 느낀 것은 참 오랜만입니다. 기자 초년병 시절, 파업에 참여해서 제작 거부를 한 적이 있는데, 벌써 한 19년 전이네요. 노조에서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글을 부탁했을 때 “그걸 꼭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시아경제신문에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됩니다. 노조에 가입한 지도 얼마 안됐지요. 제 자신 기자고, 대학물을 먹은 먹물이지만 기자나 지식인의 접근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사물에 대해서 거리를 둔 3자적 시각, 처음부터 끝까지 객관적인 논리를 앞세운 그런 접근방식 말이죠. 그래서 이 자리에서 언론 운동이 어떻고, 노동운동이 어떻고 그런 얘길 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대주주인 임영욱 회장의 비리나 전횡,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아시아경제 23일자 1,3면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다만 저는 한 가지는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아시아경제 노조의 파업 결의는 사원들의 절박한 자구노력이었다고.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결연한 애사심의 발로였다고. 언론노동자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신 사장이 가장 앞장서서 법정관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신 사장의 180도 달라진 행동이 역설적으로 우리 파업의 정당성을 웅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정관리 신청이 회장의 경영권을 뺏기 위한 것이라고요? 이세정사장과 편집국의 몇몇 간부가 뭉쳐서 주주권을 뺏기 위한 경영권 분쟁이라고요? 개가 웃을 일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나무는 푸르다”(괴테)는 말로 제 글을 맺습니다. 아시아경제의 모든 노조원, 선후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 그대들의 열정은 푸르름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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