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한 철강업체가 3억원 수출을 3억달러, 또 다른 업체가 2억원 수출을 2억달러로 잘못 신고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같은 일이 지난해 12월 수출입 통계 발표 때도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한 철강업체가 달러가 아닌 원화로 잘못 신고했다고 그랬다. 관세청은 실수라 변명하지만 어떻게 같은 실수를, 그것도 철강업체에서 계속했단 말인가. 더구나 관세청은 지난해 12월 통계 오류가 지적된 뒤 검증 절차가 부족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보도자료를 지난달 말 낸 바 있다.
잇단 통계 오류는 신뢰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미 잘못된 지난해 12월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로 등극했다는 자료를 무역협회가 뿌렸다가 회수하는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정치권에서는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나타난 무역적자를 숨기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교역 규모 10위권의 나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FTA를 맺은 나라의 수출입 통계가 부실하다니 부끄럽다. 수출입 통계는 정부 정책과 시장참가자의 경기 판단에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자료다. 서둘러 기본부터 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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