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의 한 헌책방 A사장은 요즘 들어 하루에도 수차례 책 한권을 찾고 있다는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 문의가 들어오는 책은 바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직접 쓴 자서전 호암자전(湖巖自傳)이다.
A사장은 "호암자전 초판 희귀본을 여러권 가져다 놨는데 삼성가의 재산분쟁이 벌어진 후 다 팔리고 한권 밖에 남지 않았다"며 "당초 10만원에 팔려던 계획을 바꿔 40만원까지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 창업주는 77세이던 지난 1986년 중앙일보를 통해 이 책을 출판했으나 현재 시중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출간된지 20여년이 지났고 시중에 절판된 까닭에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등 대형 도서관에 가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한 상황이다.
이 창업주는 이 책에 자신의 경영철학과 그룹 창업 비화, 개인적인 이야기 등을 자세히 기술했다. 특히 후계자 문제와 관련 삼남인 이건희 현 삼성전자 회장을 유능한 후계자라고 평가, 후계 구도를 명확하게 했다. 그는 반도체, 전자, 통신 등 첨단산업이 향후 삼성그룹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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