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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⑦] 미국 대공황 속 헝그리 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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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맨 (2005)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1933년 미국 뉴욕. 대공황이 시작된지 벌써 4년째, 왕년에 잘 나가던 라이트 헤비급 복서 짐 브래독은 짐은 부상과 체력적인 한계로 복서로서도 퇴물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아내와 세 명의 아이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돈을 벌지 않을 수 없다.

간간히 얻는 대전 기회와 막노동을 전전하는 짐. 오랜만에 기회를 얻은 시합에서 짐은 오른손이 골절되고 설상가상 복서로서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협회에서 선수자격을 박탈당한다. 일용직 일자리도 매일 구하기 힘든 뉴욕, 실업률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아이들이들 먹일 우유가 없어 배달이 끊기고, 엄마는 남은 우유에 물을 타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전기세가 밀려 전기를 끊으러 온 전기회사 직원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다.

짐은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가진 재산을 팔고, 그마저 부족할 땐 과거에 알고 지내던 복싱계 인사들에게 구걸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빈민가 무료 급식은 그에게는 유일한 식사다.

그런 짐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부상으로 뛰지 못한 선수를 대신해 나선 경기에서 승리한 것. 다시 가능성을 알아본 예전 에이전트가 다시 재기를 권하고, 짐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향해 위험한 승부를 이어간다.
미국의 복서였던 짐 브래독의 실화를 영화화 한 ‘신데렐라 맨’은 대공황 시기의 빈민가를 그대로 그린다. 시대 배경인 1933년은 미국 대공황 여파로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었다.

특히 대공황의 참담함을 잘 나타내는 통계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은 1929년의 경우 3% 수준이었으나 1933년에는 25%까지 치솟았다. 1933년 농업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로 도시에서는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일자리가 없었던 셈이다.

대공황의 시작은 여느 주식시장의 폭락 이전과 마찬가지로 극도로 부풀어 오른 ‘거품’에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 평균 근로자의 주급이 평균 17~22달러 수준이었지만, 주당 15달러 짜리 주식에 투자하기만 하면 떼 돈을 벌 수 있다는 루머들이 증권가를 떠돌았다. 1921년 저점이었던 주가는 대공황 바로 직전인 1929년에는 4배까지 상승했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마침내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검은 목요일의 시작이었다.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작업들이 진행됐다. 전문가들과 브로커들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애써 무마했고, 최고 은행가 모건은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폭락이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실물경기까지 악화된다. 설상가상 사람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결국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는 악순환에 빠져 든다.

짐 역시 대공황이 찾아오기 전, 택시회사에 투자했다. 그는 “버는 건 전부 택시회사에 투자했는데 뉴욕에서 택시회사가 망할 줄 누구 알았겠어? 손자들한테 물려주려고 했는데..”라며 씁쓸한 입맛을 다신다.

대화를 나누던 친구 마이크 윌슨은 자신도 주식 중개일을 하다가 증권가가 무너져 막노동에 뛰어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정부에서 우릴 버렸어 힘을 모아서 싸워야 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은 80여년 뒤 발생한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에서 절묘하게 반복된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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