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비용 많아 자칫하단 낭패
좋은 상권, 대형 상권이라고 해서 창업 성공률이 높다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창업자들이 대형 상권, 좋은 상권을 우선적으로 선호하는 데는 대형 상권일수록 창업 성공률이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창업자를 만나고, 경영진단 결과 현재의 그림으로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씨는 훌륭한 회사 출신의 학습 능력도 뛰어난 창업자였다. 나름 충분한 시장조사를 하고, 아이템을 결정하고, 시설도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은 물론 직원채용도 마치고 이제는 파스타카페 주인으로서 홍대 상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오픈 1개월부터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 왔다고 한다.
시행착오의 원인을 분석했다. 홍대 상권이라는 것만 믿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카페시장에 무턱대고 오픈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대표 메뉴 자체의 변별력도 눈에 띄지 않았고, 브랜드 네이밍, 시설 경쟁력, 서비스 경쟁력 등 어느 것 하나 홍대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소는 발견하기 힘들었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상황에서 아무리 훌륭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이 개입된다고 한들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운영비용이 많아지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점포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치밀한 투자수익률 계산하지도 않고 오픈하는 창업자들 또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형 상권일수록 창업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소비자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웬만한 비즈니스모델로는 소비자들부터 선택의 우선순위에 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작은 상권에는 상세력은 높지 않지만 투자비용이 저렴할뿐 아니라 점포임대료 등의 판매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실제로 상권의 운영사례 중에서는 동일한 아이템이 서울수도권 상권보다 오히려 지방상권에서 수익률이 더 높은 가게들이 많은 경우를 찾을 수 있다.
홍대상권, 강남역상권, 대학로상권, 가로수길상권 등 최근의 소위 뜨는 상권의 겉모습만 보고 투자했다가 시름만 깊어가는 창업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나에게 맞는 알짜상권을 찾아야 한다. 대형 상권이라고 해서 꼭 좋은 상권은 아니라는 사실을 불황기 창업자들은 반드시 되새겨야 한다.
김상훈 (주)스타트컨설팅/스타트비즈니스 대표컨설턴트.
1997년부터 맞춤형 창업컨설팅회사를 운영해온 창업시장 전문가. 현재 (주)스타트컨설팅과 스타트비즈니스(www.startok.co.kr) 대표 컨설턴트로 활동중이다. 대표저서로는 ‘두번째 잡으로 부자되기’, ‘못 벌어도 월 1000만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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