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느냐는 게 강 의원 주장의 요지다. 의혹을 제기하는 건 자유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강 의원의 행동에서 진정성은 엿보이지 않는다. 총선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보려는 노림수가 읽힐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잡음을 내려는 모양이다. 이런 그에게 '박원순과 그의 아들'은 좋은 공격 대상이 될 만하다. 이른바 노이즈마케팅이다. 개그맨을 상대로 낸 소송과 '트위터 막말 퍼포먼스' 등 그가 지금까지 일으킨 갖가지 논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박씨의 인권이다. 만약 박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법리적 절차를 통해 판단을 받으면 된다. 아무리 공직자의 아들이라지만 특정 의도로 사생활이 대중에 공개될 이유는 없다. 박원순 시장은 "이런 현실이 잔인하다"고까지 했다.
'알려지는 것' 자체로만 보면 강 의원의 물불 안 가리는 마케팅은 그의 말처럼 어느정도 효과를 거뒀을 지 모른다. 그런데 이것이 총선에서도 통할 지는 의문이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4ㆍ11 총선 예비후보가 6일 현재까지 15명이다. 경쟁상대들은 그를 손쉽게 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강 의원도 억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에 관한 논란도 과장된 측면이 있고, 과도하게 마녀사냥을 당한 측면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건 아니다. 서울 법대에 하버드 로스쿨을 나오고, 참여연대 변호사를 거쳐 국회의원이 된 강 의원의 폭로 수준이 이 정도라면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만 커질 뿐이다. 강 의원의 상식을 기대한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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