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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⑤] 금융위기 주범들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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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잡'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2000년, 세계에서 살기좋은 국가로 손꼽히던 북유럽의 아이슬란드가 규제 완화에 나선다. 은행규제가 풀어지면서, 3개의 국영은행이 민영화 된 것.

아이슬란드 밖에서 영업을 해본적이 없는 이 은행들은 5년동안 1200억달러를 빌렸다. 당시 아이슬란드의 국내총생산(GDP)는 130억달러. 은행의 부채는 아이슬란드 경제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2008년 말 아이슬랜드 은행들이 무너졌을 때 실업률은 6개월만에 3배가 됐다. 국민들은 앉아서 자신들의 예금을 잃어야 했다. 2000년대 아이슬란드의 경제 상황은 2008년 발생한 금융의기의 일부분이다. 그 원인은 대서양 건너편에 있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영화 '인사이드 잡'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규제' 없는 금융제도 때문에 나타난 사건으로 규정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복잡한 파생상품, 거대투자은행, 신용평가사, 정부의 규제 완화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영화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 어떻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돈을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갚는 이 단순한 행위가 금융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변형됐는지 알 수 있다.
30년 전에는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으면 돈을 빌려준 사람은 빌린 사림이 직접 자기에게 돈을 갚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증권이 발달하면서 돈을 빌려준 사람은 더이상 상환이 안되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대출업자가 모기지를 투자은행에 판다. 투자은행은 수천개의 모기지와 다른 대출 즉, 자동차 론, 학자금 론, 신용카드 론 등을 모두 합해서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든다.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 불리는 파생상품이다.

그리고 나서 투자은행들은 CDO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이제 주택소유자가 모기지를 갚으면 그 돈은 전세계에 걸쳐있는 투자자들에게 흘러들어간다. 투자은행들은 신용평가사들에게 CDO의 등급평가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CDO 중 많은 수량이 AAA등급을 부여 받는다. 가장 높은 투자등급이다. 이렇게 되면 CDO가 높은 등급의 증권에만 투자할 수 있는 은퇴자금펀드에게 인기가 높아지게 된다. 이 시스템은 시한폭탄이었다.

대출업자들은 돈을 빌린 사람들이 돈을 갚을지 못갚을지에 대해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위험한 대출을 시작했다. 투자은행 또한 대출상환여부에 신경쓰지 않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의 탄생이다. CDO를 많이 팔면 팔수록 그들의 수익은 더 높아져갔다.

투자은행들로부터 댓가를 받은 신용평가사들은 그들이 평가한 CDO의 등급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책임이 없었다. 가장 큰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970억달러를 대출해줬다. 이 회사는 결과적으로 110억달러가 넘는 이익을 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상여금이 치솟았다. 거품경기시절 브로커와 CEO는 거대한 부자가 됐다. 리먼브라더스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에 최고의 언더라이터(증권매수자) 였다. CEO 리차드 퍼드는 4억8500만달러를 지급 받았다.

영화 ‘인사이드 잡’은 금융위기 당시 정·계를 지위하던 유력 인사들이 실제 인터뷰에 응한다. 일부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고, 또 일부는 여전히 당시의 결정이 옳았다고 말한다.

특히 대형 투자은행 종사자들은 부실 은행이 공적자금으로 일어나자 거액의 보너스와 퇴직금을 받았다. 한 출연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도상 받게 돼 있으면 받는 것이 맞다"고.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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