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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클린업시스템'도 헛 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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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서울시가 오세훈 전 시장 때 만들어진 재건축·재개발사업 '클린업시스템'을 유지키로 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핵심내용은 검증이 되지 않고 그나마 부실하게 운용돼 전시행정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장별 추정사업비나 분담금 내역 등 주요 사안 공개가 부실한 것은 물론, 리얼타임으로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정비사업의 추진과정에 부패가 끼어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더욱이 일부 조합이 공개한 분담금은 추정치에 불과한 것으로, 조합 안팎에 분쟁의 소지를 제공할 소지마저 안고 있다.
◆클린업시스템, 대체 무엇이길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정보공개를 위해 서울시가 구축한 홈페이지, 이를 관리하기 위한 시ㆍ구 관리자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전체 650개 정비사업장이 클린업시스템의 정보공개에 100% 참여했고, 구체적인 정보 공개율도 95%이상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바람직한 편은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클린업시스템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추정분담금 공개에 대해 의구심이 강하게 일고있다. 조합원들의 분담금은 추진위 단계에서 추정한 금액일뿐 아니라 검증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다. 분담금이 공개되는 시점부터 정확성에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클린업시스템에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토록 해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는 비아냥을 듣고있다.

또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분담금이 변화될 가능성이 커 일반분양 물량을 받는 소비자들과의 논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를테면 공공관리자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추진된 사업지의 경우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3년 안팎의 기간동안 분담금이 변화되는 것이다.
분담금에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를 토대로 세부사업비와 공사비 항목이 함께 산출되기 때문이다. 한 정비사업 관리업체 관계자는 "추진위 등 사업추진 주체들은 공개된 추정 분담금에 비해 공사비는 왜 비싸게 책정된 것이냐는 항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추진위 등은 실제 분담금이나 공사비를 의도적으로 낮출수도, 높일수도 없다. 낮출 경우 초기 단계에서는 적은 분담금이 산출돼 조합원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합설립 단계 또는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높아지는 사업비 증가액을
감당할 수 없다.

◆서울시, "계속 운영"…추진위는 거부감=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서울시는 시스템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점 자체가 클린업시스템에 대한 오해가 있기 때문"이라며 "53개에 이르는 사업비 항목이 일목 요연하게 정리돼 보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시스템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하지만 추진위와 주민들은 그동안 운용해온 각 추진위 단위의 홈페이지 정보들을 새 시스템으로 옮기는 작업이 만만찮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에 소재한 A조합 관계자는 "인력이 모자라는 판국에 기존에 보유한 모든 자료를 어떻게 일일이 업데이트 하겠느냐"며 "더욱이 이 내용이 토대가 돼 법정 공방 등이 파생될 것으로 우려돼 시스템 유지,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투명한 정보공개라는 제도의 취지는 적극 공감하고 있으나 시스템에 게시한 내용이 조합은 물론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개인적으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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