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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들, 현금풍부한 기업들에 손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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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푸조·화이자 등 기업들 레포시장 참여 늘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 부채위기가 은행과 기업의 전통적인 역할마저 뒤집어놓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은행들이 풍부한 현금을 지닌 기업들로부터 오히려 돈을 빌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은행 간 독점적 자금 거래가 이뤄졌던 레포 시장에 기업의 참여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J&J)과 화이자,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 푸조가 레포 거래로 은행들에 단기 자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이들 기업은 일정 시점이 지난 후 되판다는 조건 아래 은행으로부터 할인 가격에 담보 자산을 매입하게 된다. 기업은 담보 자산 거래에서 보장된 수익을 취하고 은행은 단기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 형태다. 현금을 주체할 수 없는 기업이 사실상 은행을 구제금융하는 셈이다.

벨기에 청산거래소 유로클리어에서 레포 사업을 감독하고 있는 프랭크 레이스는 "기업들이 과거에는 무담보로 은행에 현금을 예치해두었지만 금융위기 후에는 현금을 빌려주는 대신 담보를 보장받는 레포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포 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중 은행 간 혹은 시중 은행과 중앙은행들 간의 단기 자금 거래 창구였다. 과거 기업들이 레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해 사실 제3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레이스는 "기업이 레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기 후 은행들은 레포 거래 등을 통한 서로간 대출을 꺼려하고 있으려 오히려 은행들의 은행인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해두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 예치한 하루짜리(overnight) 예금 규모는 최근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지난 9일 기준 4640억유로로 늘었다.

유럽 은행들이 보유 국채 등에서 잇달아 손실을 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나 폴크스바겐과 같은 유럽 대기업들은 200억유로 이상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기준으로 유럽 기업들은 872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순께 출범할 예정인 유럽안정기구(ESM)의 5000억유로(약 6385억달러) 기금 규모보다 훨씬 큰 것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레포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유로(약 9160조원)로 기업이 참여하는 레포 시장 규모만 22.3% 증가했다.

한편 금융위기 후 유럽과 미국의 금융당국은 레포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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