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증시전망]숫자는 달라도, 비온 뒤 무지개는 뜬다
1550P도 버겁다···2400P는 간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백종민 기자, 서소정 기자, 임철영 기자, 정재우 기자, 김유리 기자]주요 증권·운용사 최고경영자들이 내다본 올해 주식시장 상하밴드가 무려 100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한마디로 내년 증시 점괘뽑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럽재정위기 탈출 및 미국 경기 회복여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데다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에서 전개될 대선정국의 불확실성이 주요 배경이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증시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회복 단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신년을 맞아 증권사ㆍ자문사 대표와 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 29명을 대상으로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저하고'의 흐름속에 예상 코스피 밴드는 최저 1550포인트에서 최고 2400포인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는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둔화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변동성확대가 불가피 하겠지만 이후 주요 악재가 해소되면서 안도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 증권사 대표들이 제시한 대부분의 증권사 및 운용사가 제시한 지수밴드는 1700~2300선이었다. 코스피 밴드 저점을 가장 낮게 잡은 증권사는 대우증권, 고점을 가장 높게 제시한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유럽 위기와 국내외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1분기까지 조정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2분기 이후 유럽 문제가 점진적을 해결되고 국내외 성장률 모멘텀 개선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각종 선거로 인한 전후 레임덕은 증시에 정책적 불확실성을 안길 것으로 분석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선거를 전후로 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시장에 필요한 정책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고 유준열 동양증권 대표도 "내년 각종 선거변수는 물론 북한 이슈도 간헐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을 사들이는 바이사이드(buy-side)인 자산운용사들도 대체적으로 '상저하고' 시각에 무게를 실었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CIO(최고운영책임자)는 "유럽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1분기를 저점으로 상승흐름이 예상된다"며 "다만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 진행속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옥 하나UBS 자산운용 CIO도 "상반기는 박스권 장세 국면에서 저점을 확인하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상승 추세의 시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자문사들 역시 대동소이한 시각을 견지했다.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는 "전약후강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반기로 갈수록 저점이 높아지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부 운용사는 '전강후약'을 전망해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고준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CIO는 "현재 주가는 유럽 소버린 문제, 미국 경기회복, 중국 경기 연착륙이라는 외생변수가 상당부분 선반영됐다"며 "해당 문제들에 대한 해결기대감과 밸류에이션 매력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오히려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망 투자업종으로는 IT업종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자동차와 철강 등 소재업종이 뒤를 이었다. 운용사 가운데 다수는 낙폭과대 업종인 건설업종을 추천했다.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로 중국 소비관련주, 에너지관련주 등도 유망 업종으로 선정됐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IT, 자동차, 정유업종의 이익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면서도 "반대로 이익의 변동성이 축소된다는 것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있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철 리딩투자증권 대표는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와 금리인하 등 정책변화가 예장돼 중국 소비 테마와 철강재, 원자재 관련 업종의 상승 전환이 기대된다"며 "IT 등 경기 관련주도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유망 투자처는 단연 금(金)이 꼽혔다. 일부 원자재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까지 올라 부담스럽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대다수의 대표들은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또 부동산 투자는 피하고 채권과 예적금 보다는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대표는 "유로존 위기지속과 미국 재정문제로 인한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자들의 금 선호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답했고 황성호 대표도 "금에 대한 실질수요가 늘면서 수급이 탄탄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산으로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김민국 VIP 투자자문 대표는 '저평가된 주식'과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했다.
아울러 2012년에는 시황 변동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 상품이 인기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원 하이자산운용 CIO는 "지난해 태동한 헤지펀드 시장이 시작은 미약하지만 투자자의 위험선호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변동성 장세에서는 원금보존에 중점을 둔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CIO는 "이머징 마켓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와 해외채권형 펀드, 제반 비용이 저렴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이 골고루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간접투자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언도 쏟아졌다. 금융투자업계 대표들은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 및 제도도입과 관련해 일방적인 정책을 지양하고 장기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올 한해 규제가 크게 높아진 점을 지적했다. 수수료, NCR, 신용공여, 파생상품 등과 관련한 규제가 심화돼 '운신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졌다는 불만이다.
자본시장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장기투자자 육성을 위한 세제지원, 미래 투자자확보를 위한 금융교육 활성화 등 선진 금융시장의 투자기반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펀드 시장 침체를 고민하는 각 운용사들은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했지만 아직 규제의 벽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조속한 시행도 촉구했다. 임기영 KDB대우증권 대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가로 투자은행 활성화를 통한 국내 자본시장의 질적 양적 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성호 대표도 "금융투자업의 발전은 정부의 규제완화와 제도 개선을 통해 꽃피울 수 있다"며 "금융투자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자본시장 인프라개선, 기업의 자금조달 지원 강화 등을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투자자 보호문제도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주요 분쟁 대상이었던 펀드 이외에도 앞으로 회사채, 기업어음, 주가연계증권 등 여러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민원 및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대표는 "회사채 인수에 따른 기업실사 절차를 관련부서에서 준비 중에 있으며 외주업체를 이용한 자체 미스테리쇼핑에 ELS 판매에 대한 설명의무 및 위험고지 등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도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및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통해 일임 임의매매 근절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서소정 기자 ssj@
임철영 기자 cylim@
정재우 기자 jjw@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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