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등급 기업 자금조달 적신호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증권업계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저신용등급 기업의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키움증권에 대한 성원건설 전환사채(CB) 투자액 배상판결,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LIG건설 CP 투자액 배상판결 등 잇따른 법원의 투자자보호 강화 움직임에 증권시장 전체의 회사채 및 CP 판매가 위축되고있다.

금융당국도 증권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정책적 대안보다는 시장원리에 맡겨두는 것이 가장 좋고, 기업들도 스스로가 경영개선 자구책 마련을 통해 신용등급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앞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CP와 회사채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나 CP로 인한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상품의 판매를 억제하기로 했다"며 "회사채의 경우 'BBB'급 이하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만큼 관련부서의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회사채나 CP 판매에 대해 더욱 신중히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이미 관련 업무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한 특정금전신탁상을 통해 판매되는 CP에 한해서는 신용등급 ‘A2+’(회사채 기준 ‘A+’ 이상) 이상인 우량 기업의 CP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 NH투자증권도 이미 CP나 회사채를 발행할 때 A등급 이하는 취급하지 않는 등 보수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A등급 이하는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LIG사건 이후 A등급 이하의 채권은 시장에서 아예 거래가 안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금도 BBB등급 이하의 회사채 발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관투자자 등 수요측면에서 풀어야할 문제로 보인다"며 회사채 발행에 대한 제도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를 방지해야하기 때문에 증권사 스스로 위험도 높은 상품을 안 팔겠다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금시장 경색이 심각해진다고 해도 증권사들의 리스크관리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움직임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특별한 대안이나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자율에 맡겨야할 문제인 만큼 정책적 대안이 나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AD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팀장도 "내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 이번 일이 아니어도 비우량기업은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결국 시장원리에 의해서 결정돼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면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서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야하고, 기업 스스로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을 고민해야지 누군가 도와줘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