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CLO시장 붕괴..레버리지론 위험 커져
대규모 레버리지론 만기 도래..중소기업 유동성 위험 가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레버리지론이 유럽 금융시장에 새로운 폭탄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만간 대규모 레버리지론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데 레버리지론의 중요한 자금줄이어었던 CLO 시장이 붕괴돼 큰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CLO 시장 붕괴는 금융위기 속에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버팀목이 돼 줬던 레버리지론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기업 파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 CLO 시장이 소멸될 위험에 처했다며 만기가 도래할 2500억유로 규모의 레버리지론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CLO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분석에 따르면 레버리지론이 정점에 달했던 2007년, CLO는 그해 발행됐던 레버리지론의 3분의 2인 1660억유로를 매입했다. 레버리지론 시장에서 큰 역할을 사모펀드들에 CLO가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어든데다 CLO와 같은 구조화 상품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심해지면서 상황은 뒤집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최소 112억달러 규모의 CLO가 발행됐지만 유럽에서는 7억유로에 불과했다. 유로존 부채위기 때문에 유럽 CLO 시장이 사실상 붕괴된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LO와 함께 레버리지론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은행들도 부실 자산을 정리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햄덴 터너는 "유럽 은행들은 이미 많은 CLO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무엇보다 이것을 팔아 자기자본비율을 확충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구조화 금융 전문가들은 최소한 유럽에서는 CLO 발행에 의해 붐을 이뤘던 경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선임 레버리지 금융 담당자는 "유럽 레버리지론 시장은 은행과 CLO에 의해 형성돼 왔는데 두 기둥이 모두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변동성이 심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2017년까지 유럽에서만 만기 도래하는 레버리지론 규모는 2500억유로로 추산되고 있다. S&P는 2014년 말까지 유럽 CLO의 98% 이상이 현재 대출을 차환(리파이낸싱)하거나 신규 레버리지론을 매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선임 레버리지 금융 관련자는 "CLO 문제가 향후 12~18개월 안에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수십억유로에 달하는 레버리지론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타니아 그룹의 마크 헤일 구조화 금융 스페셜리스트는 2007년까지 CLO가 신용 공급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의 매수력이 계속해서 급감하면 경제에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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