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쇄신파인 정태근 의원은 14일 오전 한나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재창당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와 탈당을 선언했다. '조건부 탈당'을 내걸고 재창당을 압박했던 김성식 의원도 이날 중으로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부에서 "저는 낡은 정치판 자체와 개혁을 위해 부딪혀 싸우는 정치의병이 되겠다는 각오로 탈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은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으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과 함께 지난 4년간 당 위기 때마다 전면 쇄신을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이후 홍준표 전 대표의 사퇴를 주도하기도 했다.
쇄신파 대부분은 한나라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는 탈당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수도권의 개혁적인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그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아마 심각한 거취 고민을 하는 의원들이 있다. (탈당)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박근혜 전 대표의 당 쇄신 정도를 지켜본 뒤 추가 탈당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친이직계 등이 내년 총선 공천 등 당의 쇄신 과정을 지켜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층을 끌어갈 수 없는 만큼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수도권 신당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탈당한 의원들이 무소속이 더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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