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건설업계..유상증자 등 '실탄' 확보 전쟁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건설업계에 또 다시 부도 공포가 엄습하면서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까지 자금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상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최근 68개 건설사들이 최장 9개월간 국내 공공공사에 입찰참가자격 제한까지 받자 대형사까지 서둘러 생존 대책 마련에 나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최근 452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 납입일은 오는 12일이며 외환은행, 농협중앙회, 하나은행, 제일저축은행 등 9개 금융사가 제3자로 지정됐다. 채권단과 맺은 출자전환 확약서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유상증자다. 확보된 자금은 재무구조 건전성 작업에 사용된다.
롯데건설도 지난달 25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1500억원 규모로, 한국증권금융이 제3자배정 대상자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 10월에도 15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자금은 내년 1월22일 상환해야 할 회사채(1500억원) 상환에 사용된다.
건설산업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형국에 빠져들자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리 상환자금을 마련했다는 게 롯데건설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현재 이 자금을 금융기관의 MMT(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 등 고금리 상품에 예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이수건설은 지난달 29일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1년6개월 만기,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남광토건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3461만1714주를 220만3894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운영자금의 긴급 수혈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달 25일 원자재 대금 지급을 위해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 금리는 7.90%이다.
이는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인 A-급 회사채의 2년물 금리 평균 4.50%보다 3.4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고금리를 감수하고 마련한 이 자금 전액은 포스코 등에서 구입한 자재대금으로 쓰인다.
한화건설도 지난달 29일 회사채 발행을 통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3년, 금리는 5.95%였다. 한화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1000억원 중 726억원을 이달부터 내년 1월달까지 지급해야 할 협력업체 대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나머지 자금의 사용처는 지급어음 결제다.
동부건설 역시 지난달 초 10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이 자금으로 그동안 지급하지 못한 공사비는 물론 타 시공사와 공동도급의 형태로 진행 중인 사업장의 사업비를 정산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바로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여서 경쟁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특히 내년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올해보다 더 커지면서 연말을 맞아 자금 조달에 나선 건설사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형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나머지 건설사들은 자금을 융통할 방법이 전혀 없다"며 "자금 마련책이 없는 상태서 공공공사 수주에도 나서지 못하면 결국 건설업종 자체가 고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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