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령화 질환 못잡으면 의료체계 붕괴"
-라인 EIU 아시아 수석편집장 미래 백서 발표
-병원 진료정보 공유할 'U헬스' 구축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고령화와 저출산,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비가 급증하면 현재의 의료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유헬스(U-health)가 그 열쇠가 될 수 있다."
데이비드 라인(David Line)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ㆍEconomist Intelligence Unit) 아시아 수석편집장은 17일 발표한 '한국 헬스케어 IT의 미래 백서'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가 부러워할만한 건강보험 체계를 구축했지만,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지 못하면 향후 현 체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지출이 5배 늘면서 건강보험 재정적자는 2020년 16조원에 이어 2030년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 편집장은 대신 우수한 의료서비스와 정보통신(IT)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유헬스를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에서 유헬스라 불리는 헬스케어 IT는 단순 전산화된 의무기록(EMR)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병원 간 교환되는 진료정보를 모아둔 전자건강기록(EHR)을 통해 정보를 집약시키고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만성질환 관리, 진료의뢰, 협진 등 의료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헬스 도입을 저해하고 있는 4가지 장벽으로는 ▲규제 개혁 지연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상반된 의견 ▲의사 및 민간투자자 유인책 부족 ▲환자들의 유헬스 경험 부족을 꼽았다.
그는 "의료법에서 일부 도서지역이나 특수 환자를 제외하고는 의사와 환자의 대면 진료만을 허용하고 있어 원격 진료 상담을 못한다"면서 "의료정보는 해당 기관의 물리적 공간에서만 저장할 수 있게 돼 있는 등 관련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지적했다.
자금력이 있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 산하에 유헬스 전담기구를 마련해 유헬스 기술을 병원에 전하고 다양한 집단 간 이견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정보기술 국가조정국, 호주의 e-헬스 전환청, 캐나다의 헬스인포웨이 등과 같은 전담기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와 민간투자자에 대한 유인책을 늘릴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동안 초기 투자금액이 많이 드는 만큼 이미 포화상태인 대형병원만이 유헬스 기술을 도입함에 따라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는 "다양한 임상시험과 시연, 재정적 인센티브 등을 통해 이들을 유인하는 한편 환자들에게는 유헬스로 인한 편익을 직접 경험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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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편집장은 "결국 정부 전담기구를 만들고 유헬스 도입을 지원, 관장하는 하향식 지원과 환자의 유헬스 체험을 통한 상향식 지원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유헬스 기술이 혁신적으로 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서에서 밝힌 유헬스 도입의 장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이제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댈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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