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죽음을 부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명 높은 완성차업체의 주야간 2교대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실태조사와 각종 토론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후진전 관행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고 최대사업장인 현대차의 새 노조위원장도 주야간2교대제의 대안으로 주간교대제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업계에서 '필요악'으로 불리는 주야간 2교대는 주간조(08:30~20:00)와 야간조(20:30~08:30)로 나눠 근무하는 방식이다.교대근무는 1890년대 제강공장을 24시간 돌리기 위해 처음 생긴 근무방식으로 당시는 하루 12시간씩 주 7일을 번갈아 근무했다.

사업주입장에서는 시설투자나 인력을 더 채용하지 않고 기존인력으로 가동률을 높일 수 있고 근로자입장에서는 근로시간 연장을 통해 추가수당을 더 챙길 수 있다. 양측의 이해가 어느 정도 맞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주야 2교대가 정착돼 왔다.


고용노동부가 현대ㆍ기아ㆍ르노삼성ㆍ한국지엠(GM)ㆍ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개사의 노동시간 실태를 점검한 결과, 연장ㆍ휴일근무를 합해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5시간으로 조사됐다. 8월 기준 상용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 42시간보다 13시간 이상 길다.

국내 완성차의 연간 노동시간 약 2400시간으로 독일ㆍ프랑스 등 선진국의 1500~1600시간보다 900시간이상이 많다. 외국완성차업체는 대부분 주간 2교대, 3교대로서 야간근무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박정선 박사는 "엄밀히 따지면 '주야 2교대제'가 문제가 아니라 '1주일 교대주기를 갖는 주야 2교대제'가 문제"라면서 "야간근무라는 위험요인과 장시간근로라는 위험요인을 함께 내포하고 있으면서 생체주기의 교란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가장 나쁜 형태의 교대제"라고 말했다.


국내서도 야간근무를 없앤 주간 교대제가 추진돼 왔다. 현대차 노사는 2009년 1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고, 2006년에는 교대제 변경과 연계한 월급제 시행에 합의하고 이후에도 8+8(오전 8시 출근 오후 4시 퇴근, 오후 4시 출근 오후 12시 퇴근) 등의 과도기 체제의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시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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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실질 임금 삭감이 싫고, 회사측은 야간노동이 없어지면 지금과 같은 생산성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사의 이해관계가 교묘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런 시각을 가진 노사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장관은 "근로시간을 늘려 수당을 독식하고,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는데도 시설투자를 게을리하는 데는 노사간의 담합구조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장관은 "어려울 땐 어렵다고, 잘 나갈 땐 바쁘다고 하는 식의 변명을 그만두라"고 일갈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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