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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전차 전력화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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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주임교수]K2전차는 대한민국 육군의 차기 주력전차다. 현재 주력인 K1A1전차를 대체하기 위해 2011년 초도 전력화를 목표로 1990년대 중반부터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계속적인 국산 파워팩(동력장치: 엔진+변속기) 개발 실패로 인해 전력화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태에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육군의 지상전력 현대화 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지상전투의 핵심 무기체계인 전차가 없으니 실질적인 전투력 증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K2전차 전력화 지연은 육군의 지상전력 현대화 계획의 근간인 병력 및 장비 전환 배치를 어렵게 만들고 있고, 또 핵심장비의 성능개량사업까지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정 부대의 경우 부대개편 및 병력전환 이후, 전차가 없어 제대로 된 교육훈련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리고 K2전차 개발 관련 방산업체들이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K2전차 전력화는 최초계획인 2011년에서 2013년으로 2차례에 걸쳐 2년씩이나 순연된 상태에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산개발 중인 파워팩의 성능시험 일정이 최초 계획에 비추어 볼 때, 계속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K2전차개발에 참여한 현대로템(체계통합업체)을 비롯한 1,400여개 업체(구성품/부품제공업체)가운데 많은 중소업체들이 도산 일보 직전에 처해 있다. 만약 이들이 도산한다면 현재 구축된 K2전차의 생산기반체제는 일거에 무너지게 된다. 이는 향후 생산은 물론 후속군수지원체제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통상적으로 방산업체는 정부의 중장기 군수물자 소요계획에 따라 계획된 물량을 수주해도 가동률이 6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근거: 방산업체 경영실태, 2009년 나라지표 기준)으로 일반 제조업 평균인 74.6%보다 12.8% 낮다. 이런 상황에서 양산을 2년이나 미루게 되면 업계의 향후 경영 환경은 매우 불투명하게 되고, 적기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의 생산인력 유지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가진 기술과 경험으로 볼 때, 국산 파워팩을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개발하기란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방산 선진국인 독일에서도 10여년 이상 걸려 개발한 1,500마력 파워팩을 5년 내에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현재 2차에 걸쳐 개발기간이 2년 정도 늘어난 상태에 있다는 것이 이를 명백히 증명해 주고 있다. 어쩌면 추가연장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설령 운이 좋아 파워팩을 올 10월까지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또 성능시험에 통과한다 하더라도, 야전에서의 내구도와 기동시험, 운용시험 평가, 초도양산 시험 등 복잡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파워팩 관련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우리보다 기술 및 경험에서 훨씬 앞선 선진국들의 파워팩 개발에 관한 경험적 사례를 기반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1년씩 연장하는 식의 개발기간을 주기보다는,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기왕에 파워팩 국산화를 시도한 만큼 성공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 파워팩 개발업체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개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K2전차 초도생산분에 한해서는 수입 파워팩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참고로 지난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오는 10월 개발시험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파워팩을 수입해 초도생산 100대분에 적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사실 K2전차 전력화가 순연되면서 국방개혁에 따른 군 구조 개편계획의 일환이던 M계열 전차의 도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후속군수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의 관점에서 볼 때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50-60년대 사용하던 M계열 전차는 기본적으로 성능이 낮고 노후정도가 심한 반면 수리부속의 수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있어 운용 효율성이 대단히 낮다. 이런 노후화된 무기체계를 야전에 계속 배치, 활용하는 것은 대비태세 유지에 치명적인 것이다. 그리고 개편계획에 따르면 보병부대가 대폭 감소하게 되는데, 이런 지상 전력의 공백을 기갑전력의 질적 개선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K2전차의 전력화 실적이 있어야만 수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08년?개발 당시만 해도 K2전차의 위상은 대단했지만 점차 그 빛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 있다. 지금 K2전차 수출 상담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K2전차가?전력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K2전차의 전력화가 늦어질수록 수출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점을 적절히 인식해 이를 K2전차 전력화 정책 판단 시에?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는 군 구조 개편과 전력증강계획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대비태세에 취약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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