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대덕대학, ‘비리 폭로’ 왜?
교수, 직원, 동문, 뭉쳐 이사장·사무총장 퇴진 촉구…이사장은 “절대 못 나간다” 반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의 한 대학에서 교수와 교직원, 동문까지 뭉쳐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수와 총장 또는 교수와 교직원, 교수와 학생간 갈등은 더러 있어왔으나 학내구성원들이 모인 경우는 흔치 않다.
바로 대덕대 이야기다. 이 대학은 교비회계 관련 부정, 인사비리 등으로 내홍을 겪어왔으며 그 가운데 성주호(85) 이사장이 관계돼 있다는 게 구성원들 주장이다.
◇교수, 직원, 동문의 선공=지난 9일자 대전지역 일간신문 1면에 대덕대학 교수, 노조, 동창회 등서 ‘사학비리 척결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합동광고를 냈다.
광고는 학교비리가 묵인되고 있다며 성주호 이사장과 성대용 법인 사무국장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 대덕대 정곡관 1층에서 이 대학 교무위원 및 보직자, 교직원협의회, 노조 대학지부, 총동창회가 공동주최한 ‘학교법인 비리척결을 통한 대학 생존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서 이들은 ▲무창포수련원 입찰비리와 특혜의혹 ▲건축 관련 비리 및 입시부정의혹 ▲대학발전기금 비리의혹 ▲이사장 및 법인 사무국장 퇴진 ▲대학생존 방안의 전격수용 등을 촉구했다.
교수와 노조대표 등은 “학교법인 창성학원이 각종 비리와 부정 및 불법으로 학원을 운영해왔음이 경찰수사에서 일부 드러났다”며 “사태의 책임이 있는 이사장과 사무국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대학으로 들어와야할 발전기금, 환급금 등 약 15억 원 이상이 법인으로 들어갔다”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학교법인이 15억원가량을 전출해 상임이사(사무국장) 보수와 이사장 업무수당, 여비(항공료) 등 13억 5000만원을 썼다”고 덧붙였다.
◇ 성 이사장의 반격=결의대회 뒤 주최쪽 공동대표 5명과 대학노조 등이 학교이사회를 찾아 성명서를 전하려 했으나 성 이사장이 결의대회장에 방문하며 양쪽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성 이사장은 이사장과 사무국장 퇴진요구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을 시작했다.
성 이사장은 “이사장을 당장 그만둬도 좋다. 누가 이 대학을 맡아줄 수 있다면 고맙겠다. 그렇지만 내가 못 떠나는 이유는 나보다 더 잘못하는 사람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최쪽 주장을 반박했다.
성 이사장은 이어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의 판단에 맡겨야할 일이고 아직 확증이 없는 상황으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위여부가 밝혀져야 한다”며 “오죽했으면 사학재단 이사장이 감사원에 우리 학원을 감사해달라고까지 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 잘하는 사람 나오면 내일이라도 그만두겠다. 설립자에게 평생 빚진 걸 갚는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에게는 죽어도 못 맡긴다. 죽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학 주도권 다툼이 원인=대덕대학의 학내갈등은 학내구성원과 이사장과의 주도권 싸움이라는 게 일부 대학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교수와 직원, 노조, 동창회까지 뭉쳐 이사장 퇴진을 요구해 지역에서 학내갈등을 겪고 있는 충남대, 서원대 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 이사장은 학교법인 창성학원 설립자인 정곡 성주련 선생의 넷째 동생이고 성준용 총장은 셋째 동생의 아들, 성대용 법인사무국장은 막내 동생의 아들이다. 갈등의 축은 이사장과 총장의 주도권 싸움. 여기에 사무국장이 이사장편에 서서 총장을 견제하고 있다.
한편 대덕대는 2009년부터 총장 및 일반 보직교수를 중심으로 ‘관리상황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재단에 건물계약, 인사, 재정운용 등 비리의혹을 제기해 비리가 없도록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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