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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대구에서 감동 드라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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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선수권 A 기준 기록 통과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태어날 때부터 양쪽 다리에 종아리뼈가 없었다. 생후 11개월에 무릎 아래 뼈를 모두 잘라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웠다. "네가 형이랑 다른 점은, 매일 아침 형이 신발을 신을 때 너는 '(보철)다리'를 신는다는 거지. 그게 전부란다." 세상을 향해 그가 딛은 발판은 스포츠였다. 학교에서 럭비와 수구, 레슬링, 테니스 등 못하는 운동이 없었다. 16세 때 럭비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자 그는 육상으로 눈을 돌렸다. 무릎 재활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오는 8월 대구에서 또 하나의 감동 드라마가 펼쳐질 전망이다. 주인공은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공)다.
AP통신 등 해외언론은 피스토리우스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그나노에서 열린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에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종전 개인 최고기록(45초61)을 0.54초나 앞당기면서 마침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A 기준기록(45초25)을 통과했다.

이에따라 피스토리우스는 오는 8월27일 개막되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일반 선수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다. 메이저 육상대회에서 장애인이 일반 선수와 경쟁하는 것은 피스토리우스가 처음이다.

국제육상연맹(IAAF) 규정상 한 국가에서 A 기준기록을 통과한 최대 3명에게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이 부여된다. 남자 400m서 A 기준기록을 통과한 남아공 선수는 L.J 반 질(44초86)과 피스토리우스 뿐이다. 이변이 없는 한 남아공 대표로 선발될 전망이다.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뛰어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을 얻었다. 2004 아테네 패럴림픽 200m 금메달, 2008 베이징 패럴림픽 3관왕에 빛나는 장애인 육상선수 최고 스타다. 알파벳 'J ' 모양으로 만들어진 의족은 뛸 때 무릎과 엉덩이의 충격을 흡수하고 이를 다시 탄력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의족 밑바닥에는 스파이크가 박혀 있다.

이때문에 IAAF는 그가 보철 다리를 통해 일반 선수보다 25% 정도 에너지 경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그가 처음으로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아닌 올림픽을 준비하던 2008년 1월의 일이었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피스토리우스가 보철 다리로 부당한 이득을 얻지 않았다'며 IAAF의 결정을 뒤집었다. 아쉽게 베이징올림픽 때는 당시 기준기록(45초55)에 0.7초가 모자라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구세계선수권을 통해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A기준 기록을 통과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꿈같은 일이다. 내가 기준기록을 통과하다니! 이제 런던이다"고 전했다. 그의 눈은 벌써 세계육상선수권을 너머 2012년 런던올림픽으로 향해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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