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120호 열차가 모터블록 고장으로 김천 황악터널(9975㎞)에서 1시간 동안 멈춰 섰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 400여명은 컴컴한 터널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오후에는 서울행 KTX 252호 열차가 출발 30분 만에 냉방장치에 이상이 생겨 승객 800여명이 2시간여 동안 꼼짝없이 찜통열차 안에 앉아 있어야 했다. 앞서 15일에는 서울발 마산행 KTX-산천 열차에서 변압기 고장으로 연기가 발생해 놀란 승객 15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잦은 사고는 대형 사고의 전조다. 이대로 가다간 언제 어디서 끔찍한 참사가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하는 한이 있더라도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잦은 사고와 고장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급하다. 철도노조의 말처럼 정원 감축과 정비ㆍ보수업무 축소의 결과인지 아니면 차량 자체의 결함 때문인지, 직원들의 운행 미숙이 문제인지 등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뜯어고쳐야 한다.
아울러 사고 원인 조사와 대책 수립을 코레일에만 맡겨둘 게 아니다. 이제까지의 행태로 보아 또다시 "큰 문제는 아니다"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가능성이 크다.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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