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처음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우리가 만든 차가 굴러가는 걸 보니 보람 있네요."

9일 열린 내구성 테스트. 호우주의보가 내린 악천후 속에서도 학생들이 만든 1인용 자작자동차가 
빗줄기속 험한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9일 열린 내구성 테스트. 호우주의보가 내린 악천후 속에서도 학생들이 만든 1인용 자작자동차가 빗줄기속 험한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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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늦깎이 대학생인 방성식씨의 목소리는 힘찼다. 지난 8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만난 방씨는 이날 열리는 '국제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에서 선보일 자동차 부품을 손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3월 영남대학교 기계시스템학과에 편입한 그는 이제껏 다른 자동차 대회에 한 번도 참가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만 꾸려진 팀으로 과감하게 이번 대회 준비를 결심했다. 8개월 동안 다른 팀원 10명과 밤잠을 줄여가며 자동차 만들기에 힘썼고, 결국 이번 대회 트랙 4km 완주와 신기술에너지 부문 3위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보통 전통이 있는 교내 자동차 제작 동아리나 대회 경험이 4~10년씩 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자작 자동차 대회에서 이런 성과를 낸 방씨 팀의 '힘'은 그의 경력에서 나왔다. 방씨는 유압실린더 가공회사에서 근무하며 부품 가공을 배웠고, 엔진마운트 등과 같은 자동차 부품을 시험 평가하는 평화산업기술연구소에서 1년 반 동안 일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영남대 편입을 결심한 건 자동차를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본격적으로 자동차 공부를 시작한 방씨는 지난해 11월 자동차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 'ECV(Electronic Car Vehicle)'라는 이름의 팀을 만들었고, 1인용 자동차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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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다른 팀이 만든 자동차에 비해 속도도 떨어졌고, 주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방씨는 유압실린더 가공 회사에서 배운 부품 가공법을 활용해 문제점 보완에 매달렸다. 지난 달 29일부터 대회 전날인 이번 달 6일까지 잠자는 시간을 빼곤 모두 자동차 손보기에만 집중했다. 방씨는 이와 관련해 "방위산업체 근무와 평화산업기술연구소 근무가 차 만들기에 대한 연습이었다면, 이번에 차를 직접 만든 과정은 차 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실전이었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공 공법은 어떤 것을 써야하는지, 차량의 최소회전반경은 어때야 하는지 등 학교 강의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7일 진행된 정적 검사를 받기 위해 ZEC를 이동중인 방성식씨와 팀원들

7일 진행된 정적 검사를 받기 위해 ZEC를 이동중인 방성식씨와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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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자동차 이론이 머리에 박혀 떠나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말하는 방씨는 그렇게 ECV 팀원들과 함께 'ZEC'라는 차를 만들어냈고, 이번 대회에서 신기술에너지 부문 3위에 오르는 등 눈에 띄는 결과를 얻어냈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3시간 만에 4km 오프로드 트랙 완주를 끝낸 방씨는 "끝까지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기쁜 일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 자동차시험평가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산=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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