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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개미와 배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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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개미와 배짱이. 무더운 여름,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일한 개미와 놀기만 한 배짱이가 겨울에 희비가 엇갈린다는 내용의 이 우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근면과 성실이 최고의 덕목이던 시절, 부지런한 개미는 따라야 할 '롤 모델'이었다.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다. (요즘은 인생을 즐기는 배짱이가 유명가수가 돼 더 잘산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이 우화를 지은 이솝(아이소포스)은 고대 그리스 사람이다. 기원전 6세기에 살았다니 2600년전 인물이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일까. 서구 문명의 발상지로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그리스가 유럽의 문제아가 됐다. 독일 등 부지런한 개미들이 먹여살려야 하는 배짱이의 모습이다.
21세기 배짱이는 과거와 달리 '배짱'도 좋다. 편하게 빌려 먹는 음식에 익숙해져서일까. 개미가 음식을 추가 지원해 주지 않으면 금방 식량이 바닥날 판인데 허리를 졸라매고 땀을 흘릴 생각이 없다. 이같은 태도에 개미들도 뿔이 났다. 추가지원을 하겠다는데는 뜻을 같이 했지만 구체적인 지원안 합의는 유보했다.

유럽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합의를 다음 달로 유보했다. 추가지원에 대한 유로존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점에서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에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지원안은 다음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지원을 안하겠다는 게 아니고, 유보한 것이니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지만 불확실성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 것이니 시장에 분명 악재다. 알려진 악재는 이미 악재가 아니라지만 그리스는 이같은 통설을 여러번 무너뜨린 전력이 있다.
꽤나 실망스러운 결과인데도 간 밤 유럽과 미국 증시의 반응은 견조했다. 유럽 주요증시는 하락마감했지만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서며 마감했다. 독일 증시의 하락률은 0.19%에 불과했다.

비록 시장의 기대에 반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간 하락세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00대 초반으로 밀린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악재만 보이고 있지만 가격 메리트는 기술적 반등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가격 메리트가 있는 구간이라지만 반등 폭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증권사들의 조언이다. 단타 칠 능력이 없으면 당분간 관망만 해도 좋다는 얘기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문제가 여전히 안개 속이고,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번주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미국 FOMC 미팅도 잡혀있다. 시장을 흔들 이벤트들이 예정된 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는 그리스 사태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76.02포인트(0.63%) 상승한 1만2080.38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6.87포인트(0.54%) 올라 1278.37로, 나스닥 지수는 13.18포인트(0.50%) 오른 2629.66으로 장을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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