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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스펙터클 쇼를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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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일 밤 MBC 오후 5시 20분
“진지하게 기권도 생각해봤다. 3, 4분을 보여주기 위해 2주 동안 얼마나 피를 말리는지는 무대에 서 본 사람만 안다.” 김범수의 말은 최종경연을 앞두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수들의 심경 그대로였다. 김연우가 “전쟁의 날이니까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가수들의 비장함은 전쟁에 임하는 군인들과 유사했다. 덕분에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은 김연우가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창법으로 부르는 ‘나와 같다면’을, 김범수가 처음 내보는 음역대로 부르는 ‘늪’을,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임재범의 외로움이 담긴 ‘여러분’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늘 그랬듯, 무대는 기대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이런 과정은 가수 개인에게도 “인생의 터닝 포인트” 혹은 “최고를 더 최고로 만드는 무대” 일 수 있었다.

문제는 이를 담아내는 ‘나는 가수다’의 태도다. 프로그램은 이들의 변화를 담담하게 기록하는 대신 ‘볼거리’를 만들어내기에 바빴다. 카메라는 가수들의 무대 사이사이 감동받은 청중평가단의 표정을 수십 차례 비췄고, 목감기에 걸린 윤도현에게 임재범이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자신의 한약까지 주는 모습을 담아내며 이들이 경쟁 속에서도 얼마나 따뜻한 동료애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탈락자가 나오는 순간 가수 일곱 명의 충격 받은 표정을 각각 담기 위해 “7위는 김연우 씨입니다”라는 말을 일곱 번 반복해 편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는 ‘나는 가수다’가 첫 회부터 고수해왔던 틀로, 끊임없이 지적받을 수밖에 없는 약점이다. 감동, 훈훈한 동료애, 냉엄한 경쟁의 현실을 전부 극대화하려다보니 점점 피로감을 주는 클라이맥스만 가득한 스펙터클 쇼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쇼를 위해 필요한 것일 수는 있지만 다소 과하거나 피로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나는 가수다’가 어떻게 음악과 가수,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을 찾아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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