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최초 여성 총재 탄생할까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급부상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국제통화기금(IMF) 최초 여성 총재가 탄생할까?
성폭행 혐의로 사퇴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임으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다. 신흥국들에게 IMF총재직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유럽이 후보를 단일화해 밀고 있는 형국이다.여성인데다 총재 선출과정도 미국과 유럽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여서 그가 차기 총재가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20일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가장 유력한 IMF 총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쟝-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의장은 19일(현지시각)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 재무장관이 가장 이상적인 후보"라고 밝혔다.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라가르드 장관을 밀고 있다.메르켈 총리와 라가르드 장관은 서로 세례명을 부를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도 "라가르드 장관이 프랑스 현 정부에서 보여준 핵심 역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G20그룹에서 영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미국도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세계은행(WB) 총재직과 IMF부총재직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유럽출신의 라가르드 장관이 IMF 총재직에 오르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다.
특히 여성 총재를 영입함으로써 스트로스 칸 총재의 성추문 사건으로 추락한 IMF 위상을 회복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외교가에서 흘러나고 있다.
게다가 직설적인 성격과 화법 등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나설 국제금융계 인사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들도 그를 지지한다. 로이터통신은 56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32명이 라가르드 장관을 차기 IMF 총재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경력도 장점이다. 라가르드는 지난 25년간 미국에 살면서 시카고 법률회사 베이커 앤드 맥킨지 대표를 지내 영어에 능통하고 정치ㆍ경제ㆍ사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도 풍부하다.유럽의 든든한 지지를 바탕으로 월가에서도 인맥이 풍부해 국제적인 영향력도 막강하다. 2005~2007년 프랑스 통상장관을 역임했고 2007년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에 올랐다.
IMF의 총재선출 과정도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IMF는 24명의 집행이사가 대표하는 국가별 투표권에 따라 50%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를 총재로 선출한다.미국의 지분율이 17.4%, 영국과 독일,프랑스, 일본, 중국 등이 4~6%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집행이사가 후보를 추천하고 복수로 추천된 후보를 놓고 투표로 선출한다. 그러나 그동안 투표로 선출하지 않고 집행이사들간의 합의로 뽑아왔다. 실질적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유럽이 막후 조율을 통해 입맛에 맞는 후보를 밀면 소수 지분을 가진 신흥국이 이를 추인하는 식이었다.
신흥국 출신으로 케말 데르비스 전 터기 재무장관,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장, 사공일 한국 무역협회장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이같은 선출과정 때문에 총재직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불리한 점도 없지 않다.라가르드는 아디다스 전 소유주 베르나르 타피에게 과도한 정부배상금을 지급해 특혜논란에 휘말려들었다.프랑스 검찰은 그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전면수사 의견을 내고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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