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이번만큼은 다르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이번만큼은 다르다."
증시가 잘 나갈때면 늘 듣는 말이다.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000을 넘었던 2007년도 그랬다.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유동성이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무너지고 있어 돈이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어 지수는 더 갈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장롱 속에 잠자고 있는 700조원의 돈이 증시로 몰리는데 어떻게 지수가 밀리겠냐는,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논리가 그땐 먹혔다. 모 증권사의 펀드의 묻지마 식 투자자금이 며칠새에 수조원씩 몰리던 시절이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8일자 시장전략에서 "주식시장을 분석하면서 가장 많이 범했던 오류 중 하나가 주식시장이 잘 나갈 때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목놓아 주장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에도 똑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단다.
그러면서도 이날 다시 '이번엔 뭔가 많이 다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가 분석의 근거로 내놓은 기술적 지표는 코스피의 월간 'MACD 오실레이터'다. MACD는 단기와 장기이동평균 값의 차이고, 그것을 다시 이동평균한 것이 시그널(Signal)이다. MACD와 Signal 차이가 MACD 오실레이터다. 현재 시장의 추세와 상승 강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데 참고하는 지표다.
시장의 상승탄력이 강하면 이동평균선의 차이(이격)가 빠르게 확대되고 이에 따라 MACD 오실레이터도 계속 확대되면서 높은 산(과열)을 쌓아가게 된다. 반대로 시장의 하락압력이 계속되면 깊은 골(침체)을 만들게 된다.
조 팀장은 "최근은 MACD 오실레이터가 일정한 수준의 양의 값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2년 넘게 상승해 오는 과정에서도 과거와 같은 과열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단기적으로 과열이 발생하면 적절한 시기에 가격조정과 기간조정을 통해 속도조절이 잘 이루어지고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 반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도 지금 우리 증시처럼 MACD 오실레이터 값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다소 비슷한 상황, MACD 오실레이터가 비교적 양의 값이 안정적으로 지속된 경우를 찾았더니 대부분 상승장이었다고 한다.
미국은 1945년 전후, 1986년 전후, 1997년 전후가, 일본은 1969년 전후, 1985년 전후, 1987년 전후가 유사한 기준에 해당됐다. 이중 미국의 1997년 이후와 일본의 1987년 이후는 주식시장이 활황에서 더 나아가 버블의 마지막 단계로 가는 과정이었고, 나머지는 의미있는 직전의 고점을 상향돌파하거나 장기적 관점에서 강한 상승흐름이 남아있었다.
주도주인 자동차가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에도 여전히 더 갈수 있다는 분석도 국내증시를 좋게 보는 이유로 꼽힌다. 증시가 장기적으로 레벨업되기 위해서는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종목이나 업종의 주도주 성격이 장기적으로 뚜렷해야 한다.
주요국 자동차업종의 예상 EPS를 비교하면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최고치보다 3배 증가한데 반해 독일은 25% 증가했고, 일본은 아직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조 팀장은 이같은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이번만큼은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만큼 자신감이 충만한 것인지, 그렇게(이번엔 다르다고 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려서인지 스스로도 분간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거데이타를 통한 미래 예측이 언제나 정확할 수는 없기에 증시 전망이 쪽집게처럼 맞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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