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도 '알파걸' 기세 등등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오주연 기자] '남녀칠세부동석'은 확실히 옛말이 됐다. 일곱살이 되면 남녀는 한 자리에 같이 앉히지 않는다는 유교의 가르침을 뒤엎어 면학 분위기 조성에 성공한 학교가 있다. 성적이나 수업 태도가 더 나은 '알파걸'들을 이용해 '오메가' 남학생들까지 이끌어보겠다는 이 학교의 구상이 일단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성인사회뿐 아니라 일선 초ㆍ중학교에서도 알파걸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동일중학교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남녀 분반제를 해오다가 올해부터 다시 합반을 시작했다. 수업분위기가 산만하고 어수선하기 일쑤인 남학생 반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새로 온 여자선생님이 감당하지 못 할 정도로 시끄러웠던 교실 분위기는 합반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복도나 교실에서 뛰어다니는 것은 기본이고 수업 시간에도 앞보다는 옆이나 뒤를 보는 시간이 더 많은 남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여학생들과 한 교실을 쓰고부터 훨씬 좋아졌다는 걸 학생들 스스로도 느끼는 분위기다.
이 학교에 다니는 2학년 문훈기(15)군은 합반 이후 수업 분위기가 달라졌는지를 묻자 "분반을 할 때보다 수업 분위기가 훨씬 조용해지고 좋아졌다"고 했다. 같은 학년인 박현수(15)군도 "작년에 우리 남자반이 8등으로 꼴찌를 했는데 7등을 한 반과 점수가 무려 10점이나 차이났다"며 "합반을 한 뒤에 남자 아이들이 예전보다 얌전해지면서 수업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달라진 교실 분위기를 전했다.
학교 측은 여학생들의 성적이 반드시 더 좋다고 잘라 말하긴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직전 반 배치고사 성적을 보면 1~26등 가운데 15명이 여학생일 정도로 '알파걸'들의 기세는 등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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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고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과학고는 수학ㆍ과학을 잘하는 '최상위' 남학생들이 몰려 남학생 비율이 약 73%에 이르긴 하지만, 보다 많은 '우등생'이 진학하는 외국어고의 여학생 비율은 60%선을 웃돈다는 것이 일선 중학교에서 여학생이 차지하는 우월한 위치를 잘 보여준다.
고선심 동일중학교 교장은 "합반 이전 남학생들의 반 분위기는 아주 산만했다. 교실에서 진공청소기를 타고 놀 정도였다. 7년 동안 분반제를 실시하다가 올해부터 다시 남녀 합반을 한 이유도 여기 있다" 면서 "수업 태도가 더 좋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과 한 반에서 같이 생활하도록 해 수업 분위기나 성적에서 모두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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