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CEO가 던진 승부수의 결말은 둘 중 하나다.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최근 이 말을 가장 곱씹을 사람은 송하경(51) 모나미 대표다. 그는 지난해 문구업에서 유통업으로의 체질전환을 외부에 선포했다. 성공한다면 문구업계가 나아갈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수 있다. 업계가 그와 모나미의 행보를 주시하는 이유다.
송 대표는 송삼석 모나미 창업주의 자제로 전형적인 2세 경영인이다. 지난 1993년 송 창업주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그는 "줄어드는 문구 시장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유통기업으로의 체질전환을 강조해 왔다. 유통 브랜드 '오피스플러스'를 운영한 데 이어 지난 2007년에는 사무용품 편의점 '모나미 스테이션'을 론칭했다.
한 해가 지난 지금 성적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2179억원으로 전년대비 1%가량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66.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로 제조업 평균 수준(3~5%)보다도 못하다. 라이벌인 모닝글로리의 지난 회기(2009년7월~2010년6월) 영업이익률은 5%다.
긍정적인 부분은 매출액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08년 2052억원, 2009년 2176억원, 2010년 2197억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송 대표의 승부수가 일단 기업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송 대표는 "개인적으로 실패한 사업은 없다"며 "포기만 안 하면 사업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나미는 체질전환에 따른 과도기를 겪고 있다"며 "유통회사로의 변신이 어떻게 귀결될지 좀 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나미는 1960년 설립됐다. 현재 총 매출액 중 70% 가량을 유통 부문이 차지한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