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였던 테마섹의 지분 전량 매각 소식에 '이미 예견된 일',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단기 부담은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주요 매수 주체들의 '팔자' 외침에 장 중 8% 후반대 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하나금융 주식을 각각 290만3040주, 114만9360주 팔아치웠다.
이같은 급락세에는 테마섹의 매각 할인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 다른 주주들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물량부담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테마섹이 전량 매각한 이유는 ▲금융산업 축소 및 에너지 원자재 산업 확대 등 테마섹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정책 변화 ▲우리금융과의 합병가능성이 있는 하나금융의 향후 투자수익률이 약할 것이라는 판단 등에 따른 것일 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단 9.6%의 물량이 시장에 출회되기 때문에 주가측면에서는 단기 악재"라면서도 "현재 하나금융 주가는 M&A 프리미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속적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금융과의 합병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하나금융 주가 할인이 해소되는 요인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합병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해도 추가적 할인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테마섹은 지난해 6월 리콴유 전 총리의 며느리인 호칭이 CEO에서 물러나고 찰스 칩 굿이어가 10월부터 CEO로 선임되면서 주력 투자 대상을 금융에서 에너지로 돌릴 예정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며 "어차피 테마섹의 지분은 매각될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테마섹은 지난해 1분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으며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은행주 투자를 점차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전해져 오던 상태였다는 것. 이번 매도는 예정됐던 물량 출회였으므로 가격 메리트를 우선 고려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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