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검사, 잠깐 수고에 당신이 산다
-증상 발견되면 이미 3~4기
-4기 완치율 5%도 못미쳐
-내시경서 발견 64% 0~1기
-용종단계 땐 생존율 90%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중견기업 CEO인 김모(남, 56세)씨. 지난 여름휴가 때 건강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평소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고 앙드레 김 사례도 있어 큰 맘 먹고 결심한 검사였다. 검사결과 작은 용종이 발견됐고 내시경 시술로 바로 제거했다. 김 씨의 케이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운이 좋은 경우"라고 입을 모은다.
◆대장암, 증상 있으면 이미 3~4기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남자에게는 전립선암과 대장암이, 여자에게서는 유방암과 갑상선암이 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은 전체 암 환자 중 두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수도 10년간 2.7배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위암을 밀어내고 환자 수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본은 대장암 환자가 위암환자보다 많다.
대장암의 80%는 비만, 흡연, 음주, 부족한 식이섬유, 고지방식, 단 음식 등 생활 및 식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도 장운동이 부족해 대장암 위험이 올라간다.
나이가 들면서 대장에도 용종이라는 작은 혹이 생기는데 보통 40대의 30%, 50대 이후엔 40%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된다. 대장암은 대부분 용종에서 시작을 한다.
김영진 대장항문학회장(전남대병원장)은 "용종 단계에서 대장암을 찾아내면 생존율은 90% 이상이지만 증상이 나타난 후 발견하면 생존율은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서울 대형병원 5곳의 외래, 건강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들의 병력을 조사했더니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으로 암을 발견한 사람들의 64.7%가 비교적 처치가 간단한 0, 1기였지만, 증상을 느낀 후 암을 발견한 사람들의 51.6%는 3, 4기였다. 4기의 완치율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효과적인데도 건강관리를 위해 대장내시경을 받는 사람은 여전히 적은 편이다. 특히 종합검진 시 대장내시경이 선택항목이다 보니 "특별한 이상도 없는데 굳이 돈까지 들여서 받아볼 필요가 있겠어"라고 생각하기 쉬워서다.
◆잠깐의 민망함이 당신의 생명을 구한다
대장내시경 검사 비용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는데 1차 의료기관은 6~7만원 정도, 3차 의료기관은 15만원 정도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검사 전날부터 금식하고 이상한 맛의 전해질 용액을 4ℓ 마셔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검사 저변확대에 걸림돌이다. 수면내시경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통증을 감수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임석병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는 "일직선으로 내려가는 위ㆍ식도와 달리 대장은 'ㅁ'자로 꺾여 있어 내시경을 삽입하다 환자가 불편을 느끼면 위치를 바꿔줘야 한다"며 "이 경우 환자와 의사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은 수면내시경이 부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장애물에도 불구, 대장암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내시경 검사라는 데 이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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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식 대장항문학회 홍보이사(울산의대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50대 이후에는 5년에 한 번씩,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 용종, 유전성 암이 있는 경우는 젊은 나이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라기 보단 가족들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본인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라고 유 이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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