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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번 좌절 극복한 A 씨의 취직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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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에 특화ㆍ자기소개서 수정ㆍ적극적 말하기로 취업 성공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지선호 기자, 권해영 기자, 김영식 기자, 정선은 기자] 입사 10개월 차를 맞는 A씨(28세)는 중국으로 옷을 수출하는 중견업체에서 구매담당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정식 직원으로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A씨는 이력서만 200장을 낸 수십만 취업준비생중 한명이었다.

A씨는 서울 소재 평범한 사립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적성과는 상관없이 점수에 맞춰 들어왔다. 목표도 없었고 자연스레 공부하고는 담을 쌓았다.
A씨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취업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썼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소위 말하는 '3무(無)'가 문제였다. 전공은 관심 밖이었으니 학점관리가 안 됐다. 선동열 투수에 버금가는 0점대 학점으로 학사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나마 노력해 보충한 최종학점이 2점대 후반이었다. 토익(TOEIC) 점수는 700점대. 외국어고등학교를 지망하는 중학생보다 낮았다. 자격증은 운전면허증이 고작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대기업 위주로 골라 넣었지만 이력서를 보낸 50여 군데 회사에서 A씨를 불러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고민하던 A씨는 자신의 강점을 떠올렸다. 전공과는 담을 쌓은 A씨였지만 평소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2학년 2학기 때부터 이 강점을 키웠다. A씨는 군대 제대 후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남은 학창시절 동안에는 중국어 학원을 다니며 중국어 스터디 모임에도 참가했다.

덕분에 중국어검정시험인 HSK에서 최고 등급인 11등급 중 9등급을 획득했다. 이 정도면 회화는 물론 작문까지 인정받는 실력이었다. A씨는 중국어를 무기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차별화했다. 100여 군데에 원서를 더 넣었다. 하지만 몇 군데에서 면접요청이 왔을 뿐 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취업 컨설팅사를 찾았다. 취업 컨설턴트는 "중국어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다른 스펙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2년제 대학 졸업자 수준"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즈음 대기업 인사과에 근무하는 학교 선배와 우연히 저녁을 먹을 기회가 생겼다. 지금까지의 고민을 털어놓고 자기소개서도 보여줬다.

선배는 "수천명이 지원하는데 주어진 항목대로 쓴 특징 없는 자기소개서를 누가 보겠느냐"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독특한 자기소개서를 만들어 보라"고 충고했다.

이에 A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오는 뉴스 기사를 찾아봤다. 눈에 띄는 참신한 표현을 익혔다. 이어 중국여행을 하면서 체험했던 경험과 앞으로 입사 후 맡게 될 업무내용을 연결시켜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중국 현지 근무자를 뽑는 회사를 추려서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알짜배기 중소기업도 발견했고 기업공부도 병행했다.

수 일 후 A씨는 많은 회사에서 면접을 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당히 면접실로 들어온 A씨. 하지만 첫 면접은 실망 그 자체였다. 면접관들은 중국어 실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지만 그저 중국어로 "자기소개 몇 마디 해보라"는 질문뿐이었다. 준비한 대답거리를 답변할 기회조차 없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던 A씨는 좀 더 적극성을 보였다.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도 궁금한 내용을 역으로 질문하며 면접을 자신의 중심으로 이끌어 나갔다.

이후 A씨는 여러 회사에서 최종합격 했고, 현재 회사에 둥지를 틀게 됐다. 중국 현지 출장 기회가 많고, 중국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취업 준비를 시작한 후 반년도 안 돼 200여 군데에 이력서를 보낸 뒤 얻은 성과다. 42명 졸업생들 중에 취업한 동기들은 J씨까지 포함해 10명이 채 안 된다. 준비가 부족했던 A씨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

A씨는 9월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가진 장점을 채용담당자들에게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실전처럼 연습할 때다"라면서 "무엇보다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나만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찾아보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권해영 기자 roguehy@
김영식 기자 grad@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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