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하자분쟁 증가.. 법 규정은 모호
건설산업硏, "사안마다 판정 달라질 가능성 있어 명시 필요"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주택 하자분쟁은 증가하고 있으나 하자와 관련된 법규정이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보니 입주자와 사업주체간 분쟁 사안마다 판정이 달라질 개연성이 많아 판결불복 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공동주택 관련 하자분쟁 제도개선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하자분쟁의 판단 근거가 될 하자의 구체적 판정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판결에 대한 신뢰감이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주택의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규정은 민법,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주택법, 건설산업기본법 등에서 볼 수 있지만 하자의 정의규정 및 판단기준은 명시돼 있지 않다. 가장 근접한 규정은 주택법 시행령에서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하자 범위'에 관한 규정이 전부다.
주택법 시행령의 하자 범위는 "공사상의 잘못으로 인한 균열·처짐·비틀림·침하·파손·붕괴·누수·누출, 작동 또는 기능불량, 부착·접지 또는 결선 불량, 고사 및 입상불량 등이 발생하여 건축물 또는 시설물의 기능·미관 또는 안전상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다.
이렇게 모호한 규정이 하자와 관련된 소송을 증가시키고 판결불복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두성규 연구위원은 "하자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은 구체적 분쟁사안마다 하자판정이 달라지거나 사법부의 재량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발생시킨다"며 "판결결과에 대한 불복사례가 증가하는 경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하자판정의 주체가 다양, 판정결과가 다를 경우 분쟁이 조기 종결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놨다. 입주자부터 사업자, 안전진단기관, 하자심사위, 분쟁조정위 등이 모두 하자판정을 내릴 수 있어서다.
이에따라 두 연구위원은 "하자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규정을 두거나 하자판정 기준을 정립하고 하자소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인 하자판정기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공동주택 하자분쟁 소송은 지난 2003년까지 한 해 50~60건에 불과했으나 2006년 101건, 2007년 167건, 2008년 290건, 2009년 300여건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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