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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폭염'에 적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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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입추(立秋)는 한참이나 지났고, 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處暑)도 지났건만 늦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곡식이나 채소의 풍작을 위해서 적당한 일조량이 필요하지만 이미 그 도를 지나친 무더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들은 예년처럼 지난 22~23일 폐장했지만, 폭염이 계속되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전라남도는 아예 도내 해수욕장을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세계 밀 생산ㆍ수출국인 러시아는 130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올해 밀 생산량이 8500만t에서 6500만t까지 줄 것으로 예측되자 지난 5일 수출금지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잦은 비와 폭염으로 김장 배추가 금값이 예상되는 등 식탁까지 위협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22일까지 열사병으로 병원에 긴급 이송된 사람이 4만1020명에 이른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소방방재청을 중심으로 올 여름 폭염 피해를 6명의 사망과 382명의 환자 발생으로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상청은 세력이 커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하하지 못하고 대륙성고기압과 만나 오는 9월까지 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날씨도 중부지방은 호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폭염주의보가 계속해서 발령되고 있어 폭염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좀 더 기울이지 않으면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람들은 보통 습도에서 섭씨 25도 이상이면 무더위를 느끼며 장시간 야외 활동 시 일사병ㆍ열사병ㆍ열경련ㆍ뇌일혈 등 고체온 증세에 노출된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에서는 불면증ㆍ불쾌감ㆍ피로감 증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수면장애에 따른 개인과 사회의 손실을 연간 15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2003년 유럽에서 발생한 살인적인 폭염은 무려 3만500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당시 전력공급 문제, 철도 등 사회 인프라 시설 파괴 등의 피해로 이어지면서 국민생활 전반에 불편을 줬다.

폭염은 인종, 개인의 건강상태, 남녀노소, 연령, 실내ㆍ외 조건 등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피해 예방이 가능해 미국ㆍ일본 등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재난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폭염특보 발령횟수가 지난해 170회에서 올해 649회(8월25일 현재)로 무려 3.8배 이상 늘어난 만큼 정확한 폭염 관측과 예보, 예방대책의 수립과 강력한 추진이 매우 필요하다.
그러나 경보만으로는 폭염의 피해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언론은 물론 방재, 소방, 보건, 노동 전 분야의 정보공유와 함께 필요한 경우 협력과 긴급 지원이 가능한 잘 조직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이는 폭염과 가뭄 등 살인더위의 주요 원인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지는 지구'인 만큼 폭염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과 변화추이, 도시와 농촌의 피해정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효과적인 방재대책의 추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폭염도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태풍, 홍수, 지진 등 자연재난에 준한 관리대상으로 검토돼야 한다. 정부는 '무더위 쉼터 운영', '취약계층 방문건강관리', '무더위 휴식시간제 권고', '119 폭염특수소방구급대 운영' 등 적극 대응해 폭염피해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야외 활동이나 작업 자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가능한 휴식, 시원한 물을 자주 마시고 자주 쉬는 등 스스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스스로 폭염을 극복하는 자세, 뜨거워지는 지구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민ㆍ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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