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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모유수유를 막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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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젖 부족땐 아기 황달 수유량 늘리면 쉽게 해결
-산모 젖몸살 이유로 중단 통증 오히려 오래갈 수도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아이에게 황달기가 있으니 분유를 먹이세요." "산모가 미열이 있는데 아이에게 안 좋을 수 있으니 분유를 먹이세요." "젖이 충분치 않아 아이가 보채니 분유를 먹이는 게 어떻겠어요?"
산부인과 신생아실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모유수유의 장점을 잘 아는 산모들은 되도록 분유를 꺼리고 싶어 하지만, 전문가들의 이런 권유는 마음을 약하게 한다.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모성애를 가로막는 목소리들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 입장에서 보면, 산모 한 명 한 명에게 모유수유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분유를 먹이도록 하는 게 훨씬 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난 끝까지 모유수유를 할래요"라고 외치는 산모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그냥 '권유'가 아니라 의학적 지식을 들이댄다면, 산모들은 이내 뜻을 굽히기 마련이다. 정말 황달이나 미열이 있으면 모유수유를 해선 안 되는 것일까.

유니세프가 지정하는 '아이에게 친근한 병원' 심사위원 배종우 경희의대 교수(동서신의학병원 소아과)는 "모유수유를 금해야 하는 경우는 산모가 에이즈에 걸렸거나 아이가 갈락토스혈증이 있는 두 가지 경우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생후 2년까지는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모유 이상의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황달 심해도 모유수유 가능"
 
신생아에게 황달은 상당히 흔하게 나타난다. 황달은 철분이 섞인 단백질이 몸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긴 노란 색소가 몸에 쌓이는 증상이다. 생후 1주일 이내에는 엄마 젖의 양이 부족하거나 장속 황달색소의 흡수가 빨라져 황달이 생길 수 있다. 수유량을 늘리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생후 1주일 이후에는 모유 성분에 아이가 적응하느라고 황달이 생길 수 있다. 이것이 모유황달인데, 정해진 수치는 아니지만 보통 색소수치가 10~12까지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니 안절부절 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치가 16정도 나온다면 며칠 입원을 해야 하며, 이 경우만 어쩔 수 없이 모유를 끊는다. 수치가 25이상 오르는 핵황달이 생기면 뇌성마비가 생길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매우 드물다.

젖몸살이 생겼다고 해서 모유수유를 멈추면 더 안 된다. 젖몸살은 모유가 나오는 통로가 막혀 임파선이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생긴다. 젖몸살이 생겼다고 해서 수유를 중단하면 오히려 통증이 더 오래 갈 수 있는 만큼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것이 오히려 젖몸살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출산 후 미열이 남아 있다는 것도 모유수유를 금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신생아 몸무게가 줄었어요…분유라도 먹여야?"

신생아는 태어난 후 몸의 붓기가 빠지면서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게 된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 아이에게 큰 일이 생겼다는 징조는 아니다.

사실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모유수유 자체가 또 하나의 도전이다. 병원에서 잘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책에서 글로 배우는 것과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닥치는 환경은 많이 다르다. 아이가 젖 빠는 시간이 줄기만 해도 가슴 졸이 게 된다.

지난해 대한간호협회 조사결과 4~6개월 아기 엄마 374명 중 60.2%가 구체적인 모유수유 방법과 기술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모유수유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부족하다 보니 젖을 물려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오히려 젖꼭지를 아프게만 하고 엄마가 아프면 자연스레 젖 물리는 것이 두려워진다.

배 교수는 "처음 한두 번은 어렵지만 충분히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모유수유를 성공할 수 있다"며 "처음에 많이 안 먹는다고 해도 대부분은 영양소 결핍이나 수분 부족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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