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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느리고 무딘' 그리스에 회심의 미소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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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한국의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첫 상대 그리스의 평가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까.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스위스 빈터투어 쉬첸비세 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월드컵을 앞두고 3번째 평가전을 가진 그리스는 공격에선 무디고 수비에선 스피드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세네갈(0-2 패), 북한(2-2 무)과 평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에서 별반 나아진 것같지 않은 플레이였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위해 오는 12일 반드시 그리스를 넘어야 할 '허정무호'에게 희망을 안긴 셈이다.
그리스는 이날 전반에만 파라과이의 베라와 바리오스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평가전 전적 1무2패. 전반 9분엔 그리스 치올리스의 중원 수비실수를 놓치지 않은 파라과이의 베라가 골로 연결시켰고 이어 전반 25분 산타크루스의 헤딩이 골키퍼 펀칭에 막혀 튕겨나온 걸 바리오스가 왼발슛으로 강하게 차 넣어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허정무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던 중 그리스-파라과이전을 보기 위해 코칭스태프를 대동한 채 이날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달 26일 그리스-북한전을 관전한 후 또다시 그리스 전력 탐색에 나선 것.

이날 그리스는 지난 북한전 때보다도 위력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간간이 날카로운 중거리슈팅이 나오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유로2004 우승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 일명 '질식수비'로 불리는 그리스 특유의 촘촘한 수비력도 느린 스피드 탓에 위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북한전을 관전했던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 대표팀이 소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치른 경기"라며 성급한 판단을 유보했다. 하지만 지난 1일 23명의 최종엔트리를 추린 뒤 본선을 코 앞에 두고 평가전을 치른 그리스는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상대였다.

잦은 수비 실책, 흐트러진 수비 집중력을 노려라

그리스가 자부하는 수비력은 예상보다 느리고 집중력도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전반 포백(4-back), 후반 스리백(3-back)으로 수비전형을 바꾼 그리스는 이렇다할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중원에서 패스 실수로 상대 파라과이에 볼을 뺏기며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전반 9분 허용한 첫 골도 수비 실책에 의한 것이었다. 치올리스가 동료에게 의미없이 한 패스가 파라과이에 차단당하며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된 것.

순발력과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문전에서 자주 공격수를 놓쳐 스스로 실점 위기를 맞았고, 수비수들이 몰려 다니면서 뒷공간도 쉽게 허용했다. 중앙 수비수 바젤리스 모라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질식수비'의 대명사라고 보기엔 크게 부족했다.

파라과이는 그리스보다 체격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빠르고 세밀한 공격과 조직적인 패스로 그리스의 수비 허점을 잘 이용, 볼 점유율은 물론 슈팅 기회에서도 크게 앞섰다.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등 빠르고 발재간이 좋은 미드필더들을 보유한 '허정무호'가 참고로 삼을 만한 부분이다.

◆무딘 창 끝, 단조로운 공격루트 봉쇄하라

그리스의 공격은 알려진대로 다양하지 못했다. 중원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연결하는 공격, 세트피스, 세트피스에서 흘러나온 볼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하는 방법 등이다.

이날은 주로 조커로 활약했던 신예 미드필더 니니스가 선발 출전해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또다른 공격루트를 실험하기도 했다. 사마라스가 중원에서 드리블한 뒤 오른쪽 측면의 세이타리디스에 연결하고 이것을 수비진 사이를 돌파하는 니니스에게 빠르게 이어줘 슛으로 연결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시원한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날카롭지 못한 공격력과 단조로운 패스, 느린 움직임으로 세네갈, 북한, 파라과이와 3차례 평가전서 단 2골에 그쳤다. 하지만 간간이 터뜨리는 강한 중거리슛은 비록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비교적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 '허정무호' 수비진이 놓치지 말아야 할 또하나 숙제가 됐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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