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관리제 내용 담은 '도정법 개정안' 18일 국회 본회의 통과
서울시, "공포 후 조례 개정 절차 거쳐 7월 본격 시행할 것"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오는 7월부터 대형건설사 등 민간 사업자가 주도해 온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공공주도로 전환된다.
또 도시정비 사업에서 기존 건축물의 철거를 시공사(건설회사)가 맡아야 하고 추진위원회 설립 전이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정비업체를 직접 선정할 수 있게 된다.
18일 국회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김성태 의원(한나라당)이 입법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안'이 재석의원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비리 해소와 세입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하려는 '공공관리자' 제도의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공공관리자 제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민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 관할 구청이나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공공관리자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개정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공공관리제는 조례 개정을 거쳐 늦어도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시 투명성이 확보돼 그동안 발생했던 분쟁들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 개정안 어떤 내용 담고 있나 = 개정안에 따르면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시행 과정을 직접 지원하거나 SH공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에 사업관리를 위탁할 수 있게 된다.
조합(추진위원회)이 사업관리를 맡는 현 상황에선 여러 개의 추진위가 난립해 다툼이 발생하고 각각의 추진위와 정비업체, 철거업체, 시공사 간에 음성적 거래가 횡행하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은 공공관리에 필요한 비용은 기초단체장이 부담하되 시·도 조례가 정하는 기준에 따라 비용의 일부를 광역단체장인 시·도지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그동안 추진위가 임의로 선정해온 정비업체를 추진위 구성 전에라도 지자체가 직접 선정해 주민들의 추진위 설립을 돕게 했다. 시·도지사가 미리 선정한 정비업체는 추진위 설립 후 경쟁 입찰없이 정비업체 자격을 승계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그동안 철거업체가 맡았던 기존 건축물의 철거를 시공회사가 일괄 수행하도록 시공사 선정 계약에 철거공사를 포함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철거업체의 무리한 작업으로 제2의 '용산참사'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추진위에 뒷돈 등이 흘러 들어가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은 이밖에 추진위원 및 조합임원 선출권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업무연계성을 고려해 추진위에 설계자 선정권을 부여하는 방안,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협회를 설치해 정비업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공관리자 제도는 이번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을 뿐 의무사항은 아니고 지자체의 재정 투입을 필요로 하는 만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공공관리제' 기대 효과는 =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단계 이전부터 정비업체가 난립, 주민동의서 매매가 이뤄지는 등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실정이고 무분별하게 사업이 이뤄지면서 추진위와 조합, 정비업체와 설계자, 시공자, 철거업체가 서로 뒤엉켜 금품이 오가는 등 부정 부패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거래된 '뒷 돈'은 결국 주민 분담 비용으로 전가돼 조합원과 세입자 갈등을 초래하기 일쑤였다. 용산참사와 같은 사태가 바로 그 대표적 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재정비 사업 절차를 공공관리자가 공정하게 관리함으로써 투명성이 강화되고 정비사업 기간이 단축돼 사업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민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 관할 구청이나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공공관리자제를 도입한다고 밝히고 성수지구 등 시범지구로 지정, 이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자 제도의 시행으로 그동안 발생했던 비리가 크게 감소하고 사업 기간 또한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관리제 시행으로 사업기간이 평균 2~3년 정도 줄어들고 분담금 또한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공포가 되는 즉시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 늦어도 7월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현재 성수지구 4개지역, 동대문 신설동 89, 서대문 홍제3동 8-50, 강북구 수유동 711 일대, 성북구 돈암동 48-29,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 럭키아파트, 용산 한남뉴타운 5개지역, 성동구 금호4가 1221(금호23구역), 성북구 정릉3동 757, 서대문구 홍제동 266-211, 강서구 방화동 609(방화6구역) 등 총 18개 지역에서 공공관리제를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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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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