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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중국 철수' 초강수..현실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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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이 중국 사업을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미국 본사를 해킹한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과 검열 강화에 반발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IT 공룡 기업의 초강수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이날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의 배경과 향후 구글의 행보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관심의 초점은 구글이 중국 시장을 실제로 포기하는 사태가 현실화 될 것인지 여부다.
◆ 중국을 등에 업은 해커? = 지난해 12월 구글의 본사 인프라가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측은 지적재산권을 노린 사이버 공격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인권운동가의 지메일(Gmail) 계정이 공격당한 단서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수사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해커들이 구글 외에도 최대 34개 기업이 해킹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이버 수사담당자들이 기업들의 정보망을 뚫은 해커의 뒤에 중국 정부나 중국의 정보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글 측은 해킹 공격을 당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 "검열도 싫다" = 구글이 처음 대륙에 입성한 것은 지난 2006년. 당시 구글은 중국 정부가 검색 결과를 검열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 인해 세계 인권운동가들의 적지 않은 반발에 부딪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방침에 순응하며 검색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켜왔다.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중국이 구글 검색결과에 포르노물이 검색된다는 이유로 검열의 수위를 높인 것. 표면적인 이유는 포르노물 검색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정보를 단속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이후 구글은 일부 링크를 제한하면서 사건을 덮고 운영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점차 중국의 검열이 강화되고 정보 단속이 강화되면서 사업 철수라는 강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 Don't be evil = 이번 발표에 앞서 구글 내부 고위 임원들 간의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악하지 말라(Don't be evil)”는 구글의 모토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FBR 캐피탈 마켓의 해스 테리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이번 발표에 구글의 모토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며 “구글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글의 이번 발표에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 와치는 “구글의 이 같은 결정을 표현의 자유와 온라인에서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주목받을 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中 아직은 돈 안되는 시장 = 중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구글 전체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철수’라는 카드를 제기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의 2008년 매출은 220억 달러(약 25조원)에 이르지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논할 가치가 없는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도 선두 업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중국의 인터넷 시장은 자국 업체인 바이두가 63.9%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31.3%로 미국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비중이 크지 않음 셈.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바이두와 경쟁에 크게 뒤져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라는 풀이도 내놓았다.

◆ 그래도 버리기 아까운 시장 =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구글이 중국 사업을 당장 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감안하면 중국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중국 정부보다는 구글에 더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지난해 6월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3억380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이후 경제 성장을 하면 G2로 성장하는 중국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시장의 성장성은 상당하다.

또 구글이 검색엔진 사업을 넘어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사업 철수의 장애물로 평가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 안드로이드(android)를 통해 진출해 있고, 최근 넥서스원 출시로 하드웨어 시장까지 진출한 구글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팔짱끼고 미소 짓는 '바이두' = 구글의 사업 철수 소식에 미소 짓는 기업은 바이두다. 중국 1위 검색엔진으로 강력한 경쟁 업체가 사라진다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장외시장에서는 바이두의 주가는 6.9% 상승한 413.52달러를 기록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이므란 칸은 "구글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바이두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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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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