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투자의 세계도 예외가 아니다. 한 차례 커다란 손실을 입은 자산에 다시 손을 대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이번 금융위기 이전에는 그랬다. 자산시장이 대폭락 한 이후 V자 반등이 아니라 U자나 L자 형태의 횡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
이번 만큼은 예외다. 이머징마켓의 주식부터 원자재까지 정확히 거품이 붕괴됐던 지점으로 불과 1년만에 투자 자금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 나타난 현상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숏뷰(short view)' 칼럼에서 지적했다.
FT는 원유와 금속, 통화와 상품 수출업체, 이머징마켓 주식은 본질적으로 베팅하는 목적이 같은 자산이었다고 판단했다.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동반 급등했으나 미국과 유럽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나란히 급락했기 때문.
금융위기 당시에는 증시와 채권, 원자재 시장의 동반 하락이 전형적인 자산 버블 붕괴로 보였다. 그리고 통상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급락을 겪은 후 한동안 해당 자산을 기웃거리지 않았다. 패닉장에서의 공포 심리를 극복하는 데는 일정 기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위험 자산의 가파른 상승세를 설명하기 힘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배럴당 150달러 근처에서 정점을 찍은 국제 유가는 100달러 이상 급락했지만 최근 82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2007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언저리까지 올랐을 때만 해도 스테그플레이션의 전조로 여겨졌다.
캐리 트레이드의 표적이 되는 통화 역시 같은 움직임이다. 지난 2008년 10월 첫 주 엔화 대비 20% 급락했던 호주 달러 역시 위기 이전 수준까지 가치를 회복했다
물론 이머징마켓의 경기 회복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경기부양책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봤다.
하지만 FT는 미국을 포함한 서양의 투자심리 개선이 더 직접적인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이른바 '공포지수' 빅스(Vix)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 그 단면이라는 것.
빅스는 신흥국 통화 강세와 더불어 가파르게 하락했고, 이는 증시에 대한 낙관이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위기 이전과 정확히 일치하는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도 늦지 않았다?"…사상 최고가 뚫은 SK하이...
아직 버블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그토록 커다란 고통과 절망을 안겨줬던 행위를 답습하는 시장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고 FT는 지적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