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펀드에 투자할 때 자산 규모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는 드물다. 대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챙기는 부분은 투자 지역이나 특정 자산운용사다. 펀드에 가입한 후 운용보고서의 자산 규모를 주시하는 투자자도 드물기는 마찬가지다.


사이즈가 문제가 될까?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펀드의 자산 규모는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투자 스타일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변수다.

펀드의 자산이 불어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뭉칫돈이 신규로 밀려들어오는 경우와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다.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상승 작용을 할 때도 있다. 수익률이 높아 펀드의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우수한 운용실적이 알려지면서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되면 자산 증가를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펀드가 점점 더 커지면 투자자에게도 이로운 것일까. 늘 그렇지는 않다. 입소문을 타고 대규모 자금이 밀려들면 펀드매니저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현금을 떠안게 된다. 이 때 나타나는 문제점은 펀드로 유입된 현금을 집행하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무리수를 두거나 당초 펀드 운용 전략에 부적절한 자산을 편입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펀드 가입자가 할 일은 자산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해져 운용 실적을 해치기 시작하는 시점을 포착해내는 것이다. 펀드 수익률을 깎아내리기 시작하는 자산 규모와 시점을 정확히 찍어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면서 단기 수익률이 펀드의 과거 평균 수익률을 밑돌기 시작하면 일단 적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물론 펀드의 자산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나쁠 것이 전혀 없는 상품도 있다. 인덱스펀드와 채권펀드의 경우가 그렇다. 반면 주식형 펀드를 포함해 그밖에 뮤추얼펀드는 자산 규모를 늘 투자 스타일과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 펀드의 자산 규모가 커지면 특히 불리한 상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형주 주식펀드다.


중소형주 펀드는 주로 시가총액이 작으면서 유동성이 높은 주식을 편입한다. 그런데 이런 펀드에 이른바 큰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자산 규모가 비대해지면 특정 종목의 지분율이 필요 이상 높아지거나 부득이 시가총액이 펀드 스타일과 걸맞지 않게 큰 종목까지 편입하게 된다.


소형주는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대형주와 달리 매수 열기가 높아지면 주가도 뜨겁게 반응한다. 뭉칫돈이 들어온 펀드의 매수 때문에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 다른 펀드에 너무나 좋은 차익실현 기회를 주기도 한다. 반면 문제의 펀드는 해당 종목을 처음 매입할 때보다 매입 단가를 점차 높여야 하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셈이 된다.


실제로 2004~2006년 주가가 파죽지세로 올랐을 때 중소형주 펀드가 밀려드는 자금으로 비대해져 투자 스타일이 변질되거나 나중에는 편입한 종목의 주가를 스스로 떨어뜨려가며 비중을 줄이는 촌극이 벌어졌다.


뚱뚱한 사람의 움직임이 둔한 것처럼 펀드도 자산 규모가 커지면 민첩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움직임이 굼뜬 것은 물론이고 융통성과 고유의 색깔도 상실해 버린다. 이 경우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닮은꼴이 된다. 특정 종목의 편입 비중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편입 종목의 수를 늘려야 하고, 영역이 넓어질수록 인덱스펀드를 닮아가는 것.


그러면 덩치가 작은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대형펀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민첩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 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펀드 자산이 작으면 특정 종목 몇 개 때문에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대폭 상승한다. 반대로 편입 종목의 일부가 급락하면 펀드 전체 수익률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된다. 때문에 단기 수익률에 현혹되어 소규모 펀드에 가입했다가는 크게 실망할 수 있다. 이런 펀드는 수익률 변동성이 높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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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정 규모의 펀드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산 크기가 투자 스타일에 적합한 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자산 규모가 갈수록 줄어드는 펀드는 일단 투자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고객이 빠져나가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현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펀드도 일단 요주의 상품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펀드의 현금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은 펀드매니저가 자산 배분에 자산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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