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 한파를 톡톡히 겪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린 데 이어 지난해 순이익이 67% 급감하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통로로 아시아를 주목한 것.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마섹은 지난해 포트폴리오 가치가 전년 대비 550억 싱가포르달러 급감한 1300억 싱가포르달러(약 921억 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순익도 지난 2007년의 182억 싱가포르달러에서 60억 싱가포르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금융위기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스에서 55억 싱가포르달러의 손실이 발생했고, 투자전략 조정을 주저하다 경기 회복기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테마섹은 아시아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하며, 지난해 말부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아시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서구 은행들로부터 얻은 손실을 상쇄하려는 전략이다. 호 칭 테마섹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아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아 아시아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 변경 후 테마섹은 지난 7월까지 9개월간 50억 싱가포르달러를 투입해 스탠더드차터드와 DBS 그룹, 캐피털랜드의 신주를 매입했고 그 후 주가는 2배 치솟았다. 덕분에 지난 4~7월 사이 420억 싱가포르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테마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및 인도로 투자를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테마섹은 포트폴리오의 75% 이상을 싱가포르와 아시아에 집중하고 있고, 20%를 개발도상국 및 호주에 할애했다.


아울러 테마섹은 금융위기가 심각하진 않겠지만 내년까지 성장세는 미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칭 CEO는 “경기 회복 조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구조적인 위험이 남아있다”며 낙관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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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최고경영자(CEO) 승계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BHP빌리튼 CEO 출신인 찰스 칩 굿이어에 대한 CEO 임명을 철회한 것에 대해선 투자에 대한 관점의 차이라며 추가 설명을 피했다.


한편 테마섹을 포함한 국부펀드들이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해외 자원기업 투자에 잇달아 관심을 보이는 것이 그 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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