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프로젝트 제공 통해 추가로 2500톤 끌어내
불법조업 방지협정 문안 놓고 치열한 신경전
올해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하는 한국어선의 명태 쿼터가 기존 3만6000톤에서 2500톤이 늘어난 총 3만8500톤으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년 같으면 9~10월경이면 조업이 종료되던 극동러시아 해역의 명태 잡이가 앞으론 1년 365일 연중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러시아 연방 수산청(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수산고위급 회담을 통해 올해 한국어선의 명태쿼터를 3만6000톤으로 확정을 했으나, 최근 비밀리 러시아와 재협상을 가져 추가로 2500톤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지난해 9월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2000년도 수준인 약 4만 톤 수준으로 회복시켜 줄 것을 요청한 명태쿼터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자국 내 수산자원 보호를 명목으로 명태쿼터를 지난 2001년 3만5000톤, 2002년 2만5000톤, 이후 계속 줄이면서 명태 잡이 어선들의 애로가 많았다”며 “내년에는 4만 톤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명태쿼터를 추가로 늘리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불꽃 튀는 신경전이 있었다.
정부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명태의 쿼터를 확보하기 위해 수차례 러시아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진전이 없었다. 특히 지난 6월 협상에선 모스크바로 건너갔던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이 러시아 측 파트너인 수산청장과 예정된 회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협상과정에서 기득권을 얻기 위한 러시아의 강짜였던 셈이다.
반면 러시아는 수년간 우리나라와 수산물 불법조업 방지 협정을 맺기를 원했지만, 우리나라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불법조업 방지 협정은 러시아 어업인들이 자국 수역에서 불법조업한 수산물을 한국에 수출하는 것과 관련한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러시아마피아가 연계된 불법수산물의 상당수가 우리나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불법조업 방지 협정을 강하게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에 유입된 러시아산 불법 수산물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대게류는 대략 1만 톤 정도이지만 일본으론 6만 톤이 넘는다. 일본과는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협상자체가 힘든 처지라 한국과 불법조업 방지협정이 무엇보다도 급했던 처지였다.
또한 극동러시아에는 수산물 가공공장이나, 냉동창고 등 물류센터가 전무해 러시아 어선들은 대부분 부산항의 보세창고나 가공공장을 이용해오면서 한국은 '러시아산 수산물의 집산지'로 각광을 받았다. 러시아는 자국내 수산인프라 구축도 절실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큰 피해가 없는 불법조업 방지협정을 맺기로 하는 대신, 명태쿼터를 예년의 2배 수준인 4만 톤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돌입했다. 또한 극동아시아 일대는 구 소련시대에만 해도 1000톤 이상의 어선이 1000여척이 조업을 했지만 최근 민영화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해 조선소의 기반이 상실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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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러시아 일대의 어선들 대부분이 10년 후면 40년 이상 된 노후 어선으로 수선 또는 건조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간파, 조선소의 진출을 요청하는 대신 수산물 가공공장, 냉동 창고 등 인프라 제공을 약속하는 소위 러시아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이다.
우리 쪽에선 러시아 정부의 정책자금으로 안정된 수요를 창출할 수 있게 되고, 러시아는 수산인프라를 통해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어 양국의 이해가 부합될 수 있었다. 이처럼 양국간의 물밑협상을 통해 명태쿼터를 추가로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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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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