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의 끝이 보인다. 전세계 각종 경제 지표상 반전이 나타나고 증시 또한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뒤 상당부분 회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7월7일 발표할 경제성장전망에서 당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1.3%를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당한 시기에 경기회복 이후를 대비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또 다시 도탄에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번 주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 졌다. 시중에 공급된 자금을 회수하는 ‘출구전략’과 금융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는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이번 주 최대 경제 이슈였다.


◆25%=5월 중국의 M2(총통화) 증가율. 이는 미국의 9%보다도 훨씬 빠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중국이 통화팽창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경제위기 극복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유동성을 흡수해야하는 ‘출구전략’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세계은행 역시 18일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6.5%에서 7.2%로 상향 조정하며 논란을 가열시켰다.

출구전략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7개국 유럽연합(EU) 정상들도 이번주 브뤼셀에서 모여 정상회담을 가진 뒤 경기침체의 끝이 희미하게 보인다며 더 이상의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일본 역시 회사채 매입 등 각종 임시조치 기한이 만료되는 9월 이후의 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은 출구전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서 저마다 ‘우리는 아직..’이라는 입장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부양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경기부양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고 독일의 피어 스타인브루크 독일 재무장관 역시 “출구전략을 본격 시행하는 데 설득력을 얻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70년=미국 정부가 70년만에 최대 금융시스템개혁안을 내놓고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금융권에 ‘메스’를 들었다. 그러나 거창했던 오바마 정부의 초반 개혁 의지와 달리 개혁안이 ‘용두사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워낙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타협에 타협을 거듭하면서 개혁안이 당초 예상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특히, 백악관이 그 동안 추진해오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통합안에서 빠지고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역시 규제자에게 대폭 미루고 있어 개혁안이 ‘시늉’에 그쳤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지나치게 큰 권한이 주어지면서 행정부의 비대화, FRB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의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부시 행정부도 연준의 권한을 강화하는 금융 개혁안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실패했다.


◆8000억 달러=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정치적 안정과 정부의 340억 규모 도로 및 발전소 설립계획에 힘입어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가 향후 5년간 60% 늘어난 8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도 2011년까지 7%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내친 김에 현재 BRIC(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인도네시아를 더한 BRIIC를 제안했다.

기업들도 이를 알아본 것일까.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랐다.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는 인도네시아에 8500만 스위스프랑 등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총 2억6000만 스위스프랑(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1억6000만 달러=맥쿼리가 로스앤젤러스 시에 위치한 오피브 빌딩을 눈물을 머금고 건축비 대비 40% 할인된 '헐값' 1억6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지난 2007년 완공된 이 건물의 공실률은 40%에 달한다고.

이 사건은 얼마 전 전해졌던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집을 못 팔아 울상이라는 소식과 더불어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티모시 장관은 5년 전 160만 달러에 산 주택을 163만5000달러에 내놓았으나 사는 사람이 없어 가격을 157만5000달러로까지 낮춘 끝에 결국 부동산을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영국 부동산 컨설턴트업체 콜리어스CRE에 따르면 영국에서 올해에만 총 120억 파운드(196억 달러) 상당의 자산 가치가 증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됐던 2007년부터 누적 집계하면 450억 달러를 넘어선다.


◆3억5000만 달러=불황에는 명품도 별 수 없다.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체 프라다는 유니크레디트, 인테사 산파올로가 이끄는 채권단과 더불어 내년 여름이면 만기되는 3억5000만 유로의 채무상환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빚들은 대부분 90년대 후반 ‘질 샌더’, ‘헬푸트 랭’ 등 디자이너 라벨을 인수하고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발생한 것들로 프라다 그룹은 채무 상환 연장을 통해 매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다 그룹의 지난해 순익은 전년대비 22% 하락한 9900만 유로에 그쳐 현금보유가 넉넉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명품 선글라스 업체 사필로 역시 1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87% 급락하면서 사모펀드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베인 캐피탈과 PAI 파트너스 등 두 업체가 여기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시장이 조만간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토즈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은 “크리스마스 쯤이면 소비가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0? 2012?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회생 시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의 루이 갈루아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업체의 손실 및 승객감소로 향후 2년 동안 항공기제조업체의 타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미국 보잉사의 스캇 칼슨 상용기 부문 대표는 “글로벌 경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인다”며 “항공수요가 2010년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사는 항공업계 신용경색문제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 같은 의견이 지지를 받기에는 현재로썬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항공 운송량은 지난해 6% 감소했고 올해에는 19%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도 잇따라 아메리칸 항공은 전체 인력의 2.4%를 감원할 방침이고 델타 항공 역시 10% 인력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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