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비해 양적 완화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발표한 600억 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매입 계획은 비전통적인 양적 완화에 대한 요구를 일정 충족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 유로존의 양적 완화는 적정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자 칼럼을 통해 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소극적일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뒤쳐진다는 비판이 오히려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은 차환금리(refinancing rate)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며, 시장금리 역시 다른 주요국에 비해 낮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ECB가 양적 완화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지만 다른 형태의 비전통적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FT는 말했다. 은행에 무제한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나 대출 담보물의 영역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CB는 7일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편 유동성 지원 기간을 최대 12개월로 늘렸다.



ECB가 FRB와 같은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서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ECB는 경제적 상황이 서로 상이한 16개 국가의 중앙은행으로 역할하고 있다. 유로존에는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가계 부채나 은행권 부실로 위기에 직면한 국가도 있다. 이 같이 국가별 현안이 상이한 상태에서 모든 국가에 만족스러운 통화정책을 이끌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ECB의 통화완화가 결코 공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준금리가 1%까지 떨어진 상황에 추가로 양적 완화에 나설 경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미국에서는 국채 매입이 금융시장을 회복시키는 데 적절한 방안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대출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럽의 경우 차환 대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커버드본드의 매입은 은행권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다. 이를 양적 완화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이미 은행은 커버드본드를 담보물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매입한다고 해서 유동성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CB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취해야 한다. 하지만 ECB가 혼자 힘으로 경기 침체를 물리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FT는 강조했다. 은행권의 자금 확충 필요성과 대출 수요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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