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의주식일기]1. 증권계좌개설하기

"주식시장은 절대 들여다봐서도, 발을 들여놔서도 안될 곳이다"

한 때 남부럽지 않게 잘 나가던(?) 지인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기자에게 새기라던 이야기다.

그에게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내로라하는 직장과 서울 중심가의 아파트, 수두룩한 통장이 주식투자로 인해 한 순간에 날라가버렸기 때문. 큰 빚까지 짊어지고 무일푼 신세로 직장을 나온 그의 인생은 이미 180도 바뀌어 있었다.

그의 변화된 인생행로를 가까이에서 목격했던터라 '주식시장=공포시장'이라는 등식은 무의식중에 기자의 뇌리 한 가운데 각인됐다.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 어느덧 직장 3년차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그동안 주식의 '주'자도 거들떠 보지 않고 지내왔다.

운명은 의도적으로 거스를 수 없다 했던가.

기자에게도 주식투자를 해야할만한 이유가 생겼다. 바로 증권부와 인연을 맺게 된 것. 사회부에서 증권부로 둥지를 옮긴 이후 주식시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다.

"주식은 뭐고, 증권은 뭐야?"

눈을 돌리고 나니 궁금증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주식은 주식회사가 사업 밑천, 곧 자본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증서이고, 채권은 정부나 공공기관, 금융기업 등이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낼 때 발행하는 증서, 곧 빚문서를 일컫는 것.

통칭 이것들을 묶어 유가증권이라고 하며, 가볍게 줄여 증권이라고 부른다고 증시전문가들이 귀뜸했다.

자 그럼, 나도 이제 주식 매매라는 것을 한 번 해볼까? 그러나 이내, 머리 속이 복잡해져오기 시작했다.

'대체 뭐부터 시작해야되는거야?'

일단 답 좀 구해야겠다 싶어,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을 찾았다.

"지금 들어가는 것이 맞나요/어떤 종목을 사야되나요/얼마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불안한 마음에 질문이 잇따랐다.

윤 팀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차익실현하라는 이야기가 들릴 때 나올 줄 아는 절제,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종목을 보려는 노력. 이 두가지만 가지고 있으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고수가 되는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렇지만 부딪혀보자.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A증권사에 전화를 걸었다. 우선 가까운 지점에 가서 계좌를 개설하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점심 숟가락을 놓자마자, A증권사 지점에 달려가 상담 창구 앞에 섰다.

"뭘 도와드릴까요?" 직원의 질문에 "증권계좌 만들고 싶은데요" 왠지 떨리는 마음에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10분이나 지났을까?

신분증을 제시하고, 개인정보 등을 적는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이후 증권 계좌가 마련됐다.

정식명칭은 '증권 위탁거래 계좌'.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증권사에 증권거래 절차를 대신해달라고 맡긴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게 계좌를 만들어 준 직원의 설명이다.

"이 곳에 매매할 돈을 이체시키시면 주식거래를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나도 투자둥지가 마련됐구나란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것도 잠시,

"주식계좌만 만드셨어요?"

옆 상담창구에서 한층 톤이 높은 목소리로 들려오는 소리에 주식계좌만 만든 나도 왠지 뜨끔했다.

"CMA계좌로 개설하면 통장에서 이체할 때 수수료 제외혜택도 있고, 돈이 들어가 있을 때 CMA금리가 적용됩니다."

귀가 솔깃해온다.

"아...저기...저도...CMA 계좌로 개설해주세요."

계좌개설도 쉽지 않았다. 지점을 나온 기자의 등 뒤엔 어느새 땀이 베어있다. 이젠 무엇을 해야하나?

투자가의 분신(?)과도 같다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친해질 시간이다. 투자정보의 보고(寶庫)라고도 불리는 HTS.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HTS 기다려라. 초보투자가가 간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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