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최장거리 운행한 박병덕 기장

“지구 약 10바퀴, 서울~부산 왕복 500회 오가는 거리를 달렸다.”

코레일 서울지사 승무팀 서울고속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인 박병덕 KTX 기장(54)은 지금까지의 KTX 운행거리를 묻자 이같이 밝혔다.

박 기장은 기관사 경력만 30년 된 베테랑이다. 그가 기관사가 된 건 전적으로 친구 때문이란다.

“집이 대전역 부근에 있어서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것을 많이 봤다. 친구가 ‘기관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치르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시험을 봤다. 친구는 떨어지고 저는 합격했다.”

그렇게 기관사가 된 그는 지금까지 한 번의 사고도 없이 150만km의 운행기록을 갖고 있다. 지구를 37.5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그는 2003년 11월 KTX 기장이 됐고 5년 전 첫 KTX를 운전했다. “KTX 개통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쯤 앞당겨져 이뤄졌다. 개통식 당일 KTX기장석에 앉았을 땐 말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가슴 벅찼다”고 5년 전을 떠올렸다.

‘기관사는 졸음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교대로 밤낮 근무 및 새벽 근무를 하다 보니 잠을 설치는 일이 잦았다.

KTX는 깊은 밤에 정비해야하는 관계로 운행을 하지 않지만 그날의 마지막 열차의 목적지에 따라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해야 경우도 있다.

KTX조종실엔 기장 혼자 탄다. 935명 승객의 안전이 기장 손에 달려있는 만큼 KTX기장은 속도변화 및 중앙센터와의 수시무전 등 안전사항을 점검하느라 손과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KTX조종실엔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KTX기장들은 탑승 전 식사를 할 때 국을 먹지 않는다. 또 장시간 앉아 있는 관계로 체력관리는 필수다.

박 기장은 “승무하기 전 식사를 할 때 국을 안 먹고 물도 목을 적실만큼 아주 적게 마신다”면서 “2시간 이상을 움직이지 않고 신경을 쓰다보면 피로도가 높아져 KTX기장들은 체력단력을 기본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년을 5년 남겨 두고 있다. 그래서 매년 돌아오는 KTX 개통일은 그에게 남다르다.

“KTX에 제 인생이 다 걸린 것 같다. 2001년 KTX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까지 계산하면 KTX와 인연을 맺은 게 9년이 된다. 자부심을 갖고 일한 만큼 KTX조정석을 떠나는 날까지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 하겠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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