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권사 리서치센터 보조연구원(RA)으로 일하는 2년차 김모씨는 일주일 대부분을 아침 7시 전에 출근해 밤 11시가 넘어 퇴근한다. 애널리스트들의 세미나 자료 준비 및 기업탐방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려면 하루 8시간 근무로는 택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말에도 회사를 나오는 횟수가 많아졌다.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증권사 RA들은 개인생활을 반납하고 리서치센터의 막내로 갖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요즘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혹시나 타 부서로 이동되거나 짤리지는 않을까 늘 마음이 불안하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3월 결산을 앞두고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연봉 조정에 나서는 한편 비용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애널보다 역할이 작은 RA를 내보내거나 타 부서로 이동시키고 있다. 증권업계가 어렵다 보니 리서치센터 내에서 가장 업무의 중요도가 적은 RA가 구조조정 '1순위'로 떠오른 셈이다.
 
B증권사 RA 10명은 최근 인력 개편 계획에 따라 채권, 지점, 법인 영업 등 리서치센터가 아닌 다른 부서로 인사발령이 났다. 현재 남아있는 RA 7명이 떠나간 RA의 영역까지 담당하면서 해야할 일은 더 많아졌다. C증권사는 주니어와 시니어 애널리스트 조정에 앞서 RA 구조조정을 먼저 단행했고 D증권사는 한때 그 수를 대폭 늘렸던 RA의 신규채용을 잠시 중단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의 비용절감을 위해 RA 수를 줄이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이를 따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를 줄이는 것 보다 RA를 줄이는 것이 업무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A증권사 기업분석팀장은 "RA들이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통 사수 애널리스트의 공석이 생기면 RA에서 애널리스트로 승진하게 되는데 요즘은 애널리스트의 정체 현상이 심해 공석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RA 김모씨는 "그래도 밤 12시를 넘겨 퇴근하는 경우는 적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애널리스트가 되기전에 배운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타 부서로 이동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불안한건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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