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도 여야의 제로섬 게임속에 막을 내리면서, 정치권 불신의 벽만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법안을 두고 또다시 난장판 국회를 연출되면서 경제살리기 법안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여당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압박하며 벼랑끝 전술후에 얻어낸 것은 미디어법안의 처리시점과 표결처리다. 경제법안은 미디어법안의 후폭풍속에 다시 3월이나 4월 임시국회를 기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72석 거대여당의 '계산서'가 나오지 않는 모습은 이것만이 아니다. 3일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한나라당 의원 수가 부족해 밤 9시가 넘어서야 가까스로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있었다. 결국 쟁점법안 속도전도 당내 의견이 일치된 상황에서 진행되지 않았음을 자인한 모습이다.

버티기만 했을 뿐, 뚜렷한 타협안을 제시못한 민주당도 손에 쥔 것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번 임시국회가 남긴 상처는 이제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권의 합의를 믿지 않는 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입법전쟁에서 여야 합의는 수차례 이뤄졌지만 모두 그때뿐이고 말뿐이었다. 한나라당은 처리시기를 정하지 않은 미디어법의 상임위 직권상정을 강행했고, 민주당은 지도부가 법안 처리에 합의하고 난후에도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결렬한 항의와 의사진행방해를 이어갔다.

결과물은 없고 네탓 공방만 남은 2월 임시국회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상황은 뉴스를 보기가 무서운데 여야 정치권은 개별 정당의 지지자들만 챙기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치적 이득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미 해묵은 것이 되었다.

향후 국회는 3월 임시국회를 열어 미처리 법안을 통과시키고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매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상황에서의 여야 충돌은 영화 예고편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떻게 상대를 이길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대다수 국민이 전하는 정치권에 대한 간절한 조언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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