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A은행 명동지점에 근무하는 김모 (31)대리는 1인당 연간 할당량인 500장의 카드목표를 채우느라 오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모임에서 카드 발급신청서를 뿌렸다. 인상쓰는 친구들에게 넉살좋게 해달라고 얘끼는 했지만 이제 친한 친구들도 바닥난 상태다. 그는 지점 신규카드 모집 할당에 1인당 500장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2009년 3월. B 은행의 영등포 지점에 다니는 최모(40세)차장은 최근 본점에서 내려운 수신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펀드와 카드 할당이 일인당 200좌씩 내려와 월별 관리를 했지만 이제는 경제상황상 카드모집은 없어지고 대신 수신할당에 집중하라는 본점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

최근 시중은행 지점들이 여수신 목표 할당치를 채우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카드 사업을 강화해 나가면서 은행 지점 직원 1인당 월별 카드 할당량을 놓고 지시하던 것에서 이제는 여수신으로 목표치가 이동했기 때문.

모은행의 경우 아예 부실이 우려되는 카드영업은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다.
대신 여수신 모집을 위해 아파트 단지에 나가 전단지를 뿌리는 일도 허다한 상황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C은행의 경우 지난 1월 신규 카드회원수가 4만9000명으로 전년
6월 12만8000명이었던 것에 비해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반면 여수신 실적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6월 총 수신은 131조6588억원에서 지난 1월말 141조752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여신 역시 124조 3210억원에서 131조765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이 은행의 경우 작년만 해도 신규 회원의 신용카드 결제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아예 실적에 넣지도 않았다.

또 대표 상품으로 홍보하는 카드를 경쟁업체 카드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는 내용의 표까지 제시해가며 고객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엔 카드 대신 은행 대표 예금 상품 홍보에 정신이 없다.
카드할당은 줄어든 대신 여수신 목표치가 지난해에 비해 두배이상 증가했기 때문.

이 은행 관계자는 "카드 할당이 완전히 없다고는 어렵지만 확실히 줄었다"며 "작년 11월부터 카드모집대신 여수신 목표치에 주력하라는 지침이 본점에서 내려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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