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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차이나쇼크]<2>"생산도 소비도 투자도 제대로 풀리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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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원가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위안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대부분 업체의 생단 단가가 25% 가량 올랐다. 해외 수요가 급감한데다 가격 경쟁력마저 잃어버려 업체들 형편이 말이 아니다."

리주밍 중국 광둥성(廣東省) 완구협회장의 말이다.

광둥성 황푸(黃浦) 해관에 따르면 지난해 광둥성에서만 922개 완구 수출업체가 폐업했다. 지난 1월 중순 현재 광둥성에 남아 있는 완구업체 수는 2167개로 2007년 말 3089개에 비하면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중국 대륙 전체로 보면 업체 수 감소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완구 수출업체 수는 4211개로 1년 전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3829개가 줄었다.

그 동안 중국은 싼 임금과 저렴한 생산단가로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톡톡히 겪고 있는 지금 상황은 반전됐다.

◆ 물가 급등에다 해외 투자 이탈=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논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최근 물가 상승률의 하락세는 우려할만하다. 물가 상승률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은 그만큼 1년 전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의 경우 지난해 4~9월 월별 상승률은 8~10%였다. 상승률 10%는 12년래 최대치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원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고스란히 수출 단가 인상으로 전이되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게 마련이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다보니 외국인직접투자(FDI)도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자 유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위안화 강세와 금리 인하에 따른 핫머니 유출에다 외국 은행들의 투자금 이탈마저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전체 FDI는 전년 대비 23.6% 증가한 924억달러다. 표면상으로는 양호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FDI가 증가한 데는 1~9월 성적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8~9월에는 20.38%, 26% 증가했지만 10월 마이너스 0.9%, 11월 마이너스 36.52%, 12월 마이너스 5.73%로 부진했다.

중국은 최근 10년 간 FDI 대국으로 불릴 정도로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많은 금융ㆍ산업 자본이 돈다발을 들고 중국을 찾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무엇보다 선진국들이 자국의 경기위축으로 해외 투자를 감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내수 증가 쉽지 않을 듯=중국의 올해 최대 현안은 내수 증가다. 그 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수출에 기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가장 먼저 경기침체를 겪게 된 미국과 유럽의 수요 급감은 곧 중국 수출에 타격을 의미한다.

생산 대국에서 소비 대국으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현재 중국이 직면한 최대 화두다. 베이징 코트라 무역관의 박현진 차장은 "중국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넌 셈"이라고 표현했다. 그 동안 제조 공장으로 인식됐던 중국이 변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박 차장은 지금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과잉 생산이라는 중국식 버블 붕괴가 겹쳤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그 동안 외형을 키워왔지만 내수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지금이 소비해줘야 하는 타이밍인데 그 동안 그런 능력을 키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심리 위축을 얼마만큼 완화하느냐가 경제 살리기에 나선 중국의 최대 관건"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보조금 지원 등으로 돈을 풀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소비심리를 일깨우는 게 우선 과제라는 얘기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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