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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상습 공시의무 위반.. 무엇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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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초과지분 매각 시장만 흔들어

국민연금이 임원ㆍ주요주주의 주식소유상황보고(일명: 10%룰)를 수년간 위반해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의 투자 전문성이 다시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주식 대량보유ㆍ변동보고(일명: 5%룰) 적용을 받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우선적으로 지분율 10% 이상이던 14개 종목을 일부 매도해 10% 미만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시장은 즉각 술렁였다.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우량주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증시의 '큰손'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세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공시규정을 정확히 알았다면 10% 이상 종목의 지분율을 낮추는 작업은 불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전 증권거래법이 적용되던 시절부터 국민연금도 주요주주 또는 사실상의 지배주주에 해당하는 주주에 적용되는 10%룰을 따라야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국민연금은 불가피하게 10% 이상 종목을 팔아 치워 시장의 우려감을 키웠다.

경영권 이전가능성 등을 예측하기 위해 마련된 5%룰과 달리 10%룰은 내부자거래 방지 등이 목적이며 해당 종목에 영향이 큰 10% 이상 주주가 적용대상이다. 그동안 증권거래법에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ㆍ정부ㆍ지방자치단체 등은 경영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보고 5%룰 적용을 면제했지만, 10%이상일 경우에는 경영권 여부를 떠나 해당종목에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이러한 예외규정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자신들이 10%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한솔제지, 코리안리 등 14개 종목에 대해서는 그동안 1주라도 변동내역이 있을때 보고의무가 있어 공시를 했었어야 했다.

수십조원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측은 이러한 규정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5%이든, 10%이든 공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이 기본적인 공시규정을 모른 상태에서 일부 종목을 매도하며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시위반 여부를 철저히 관리해야할 금융감독당국도 감독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키는 어렵다.

한편 국민연금측이 자통법 시행으로 새로 적용받는 5%룰에 대해 투자패턴 노출 등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펼치는 것도 모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투자를 통해 42.8%(10월 기준)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과 비교해 평균 3%포인트 이상 낮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10%룰 제도를 몰랐다는 것은 주식을 운용하는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면서 "국민연금 스스로 공시제도를 탓하기 보다는 운용방식과 독립적인 지배구조 등을 고민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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