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워크아웃 기업 사례를 본받아야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11개 건설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건설사의 운명이 건설업계의 판도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내수경기 흐름에도 작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C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경남기업 ▲풍림산업 ▲삼호 ▲대동종합건설 ▲동문건설 ▲롯데기공 ▲삼능건설 ▲신일건업 ▲우림건설 ▲월드건설 ▲이수건설 등이다.
시공능력 순위 10위권대인 경남기업과 풍림산업까지 포함되자 건설업계는 물론 국민들도 이들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 건설사는 주택부문 비중이 크고 주택분양 물량이 많아 계약자들이 정상적으로 입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의 한계가 눈에 보이는 까닭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C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은 민간부문이나 공공부문 영업활동이 크게 지장을 받게 됐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가 저하돼 미분양을 털어내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희망은 버리지 않는다"
해당 건설사들은 평가결과 등급을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금융권의 평가에 대해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 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회사를 어떻게든 되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C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나서 자산매각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우림건설은 작년 서울 독산동 도하부대 용지 사업권에 이어 김포 한강신도시 택지를 매각하고 본사 사옥까지 내놓았으며 임원급여 반납 등의 조치도 취했다.
월드건설도 부산의 주택용지 매각에 이어 각지의 사업용지를 매각했으며 사이판 리조트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가락시장 청과법인인 중앙청과를 태평양개발에 매각해 25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경남기업은 판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 소송 등의 방안을 검토해 대처한다는 반응도 보였다.
"외환위기 때도 살았는데..."
무엇보다 이들 기업은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갔거나 심지어 파산선고를 받았음에도 다시 부각된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한해 부도 건설사는 일반 522개사에 달했으며 100대 건설사 가운데 37개사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당했다.
그러나 많은 건설사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되살아났다. 리비아대수로 등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 동아건설산업도 워크아웃 이후 파산선고까지 받았지만 2년전 되살아나 활발한 수주영업을 하며 이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C등급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기업들이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들처럼 다시 정상기업으로 전환해 국민들 앞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금융권의 건설사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대한 의구심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당장 해당 건설사가 수용하기 힘든 평가라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남기업은 발표 직후 "지난해 대주단 협약에 우선 가입을 신청해 지난달 신규자금 지원까지 받아 유동성이 현저하게 개선됐다"며 "이런 기업이 오히려 신용위험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다른 건설사들은 "우리회사가 왜 C등급을 받았는지 되묻고 싶다"며 "부실 건설사로 소문이 돌았던 다른 건설사보다 채무액이 턱없이 적은데도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따라 C등급으로 분류된 건설사들에 대한 재평가와 구조조정 노력이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박사는 "해당 건설업체들은 망가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더욱 혹독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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